신동주 "현명한 한일 롯데그룹 임직원들의 동참 기대"종업원지주회 표 확보 시 50% 넘어 경영권 회복 가능
  • 오는 24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동주 전 부회장의 반격이 시작됐다.ⓒ롯데
    ▲ 오는 24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동주 전 부회장의 반격이 시작됐다.ⓒ롯데

     

    '네버엔딩'. 롯데家 경영권 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 회장)은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네 번째 표 대결에 나섰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일본 롯데홀딩스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 됐다.


    신 전 부회장은 자신과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이사직 복귀에 사활을 걸고 있어 '형제의 난' 4차 표 대결에서 신 전 부회장이 꺼낼 반격카드에 관심이 쏠린다.


    실제 신 전 부회장은 주주총회에 앞서 지난 19일 입장을 전했다. 그동안 몸을 사리며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모습과 상반되는 모양새다. 신 전 부회장은 자료를 통해 신 총괄회장의 경영퇴진과 관련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명예를 반드시 회복시키겠다"고 주장했다.


    이는 그간 경영권 다툼에서 신동빈 회장이 승기를 잡으며 롯데그룹 경영권을 확보했으나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재판 등으로 법원에 출석하는 날이 많아지면서 신 회장의 발이 묶이자 '신동빈 흔들기'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자신과 신 총괄회장, 신 총괄회장의 비서였던 이소베 테츠, 2015년 이사직에서 물러났던 노다 미츠오 등 4명에 대한 '이사 선임 건'과 모토 다케시 '감사 선임 건' 등 2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신 전 부회장은 이번 표 대결에서 종업원지주회가 자신을 향해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일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최대주주인 광윤사가 28.1%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종업원지주회가 27.8%, 관계사가 20.1%, 임원 지주회 6%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광윤사를 제외한 주요 주주들은 그동안 신 회장을 지지해 왔으나, 종업원지주회는 변동의 기미가 없었다. 사실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것이다. 광윤사 지분을 50%+1주 확보하고 있는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서 종업원지주회만 끌어들이면 경영권을 회복할 수 있는 것.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이 현재 한국에서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경영진의 도덕성을 중요시 여기는 일본 기업문화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대해 신 전 부회장은 "처참하게 무너져버린 롯데그룹의 자존심과 명예를 되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걸어서라도 롯데그룹의 경영정상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면서 "현명한 한일 롯데그룹 임직원들도 이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신동빈 회장이 받고 있는 뇌물공여 재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에 대한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0월 정도면 재판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고, 유죄 가능성도 점쳐진다"면서 "그동안 이 재판 과정을 지켜봤다면 앞으로는 신 전 부회장의 입장을 적극 알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법원의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한정후견인 지정은 신 회장 측에 유리한 것으로 보이지만 대법원이 지정한 '사단법인 선'은 깐깐하기로 소문난 곳"이라며 "잘못하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의 기대와 달리 이번 표 대결에서도 판세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중론이다. 신 전 부회장과 신 총괄회장 역시 배임과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신 총괄회장의 경우 이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후보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신 총괄회장의 명예회복를 위해 이를 바로잡겠다는 복안이지만, 안건이 이대로 가결되면 70년간 지속된 신 총괄회장의 이사 재임은 끝나게 된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의 퇴진이 표면적으로는 최근 대법원의 한정후견인 지정에 따른 불가피한 절차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일부 자식들과 형제의 이해타산에 의해 70년 기업의 창업자가 본인의 의사와 다르게 불명예스러운 퇴진을 맞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주주총회 표 대결은 2015년 벌어진 '롯데家 형제의 난' 이후 네번째 표 대결이다. 앞서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은 2015년 1월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총에서 신동빈 회장 측에 의해 이사직에서 해임된 바 있다.


    이후 신 전 부회장은 같은 해 8월, 2016년 3월과 6월, 총 세 차례에 걸쳐 이사직 복귀를 시도했으나 주총 표 대결에서 번번히 신 회장에게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