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비용·아파트 브랜드 이미지 타격 불가피방배경남·신반포7차, GS건설·대림산업에 밀려

  • 서울 강남 재건축사업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호반건설이 최근 방배 14구역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했던 관련 사업이 연이어 실패로 돌아가면서 호반건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열린 방배 14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롯데건설이 호반건설을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방배14구역 재건축사업은 방배동 975-35번지 일대 단독주택과 저층빌라 등을 지하 3층~지상 11층 규모 아파트 460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당시 호반건설은 경쟁기업보다 적은 공사비와 특화설계 등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수주전 승리를 자신했다. 하지만 대형건설사 주택브랜드를 선호하는 강남권 입주민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진 못했다.

    지난해에도 호반건설은 방배경남 아파트와 신반포 7차 아파트 총 2곳의 재건축사업에 뛰어들었지만 GS건설·대림산업에 밀리면서 시공권을 따내지 못했다.

    업계에선 호반건설이 앞으로도 호시탐탐 강남 재건축시장에 발을 들일 것으로 예상했다. 수주전을 겪으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강남에서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문제는 수주 실패 시 되돌려 받을 수 없는 수억원의 영업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홍보 등 다양한 인력을 비롯해 사내 수주지원팀을 가동하는 등 무형의 비용까지 포함하면 그 비용은 많게는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업계에 떠도는 말로는 호반건설 득표율이 8대 2 또는 9대 1이라고 한다"며 "호반건설이 2 또는 1이라고 하는데 떨어질 걸 감안하고 계속 강남 수주전에 나오는 것은 수주 보다 홍보효과를 노린 것 아니냐는 말마저 나오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호반건설이 강남 재건축 사업 수주와 관련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적지 않은 매몰비용 등의 문제는 호반건설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강남 재건축사업에 참여한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재건축에 대한 영업비용은 해당 사업지에 대한 사업성과 조합원 구성, 업체마다 다 다르지만 적게는 수억원에서 수십억원, 특별한 경우에는 수백억원까지 지출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건설사들이 재건축 사업지에 대해 얼마만큼 기간을 두고 영업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비용이 크게 달라지는 데 통상적으로 입찰공고 수년전부터 물밑경쟁을 벌인다"고 덧붙였다.

    잇따른 수주실패로 힘들게 구축해 놓은 기업 브랜드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사업전략에 따라 재건축·재개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보니 어느 정도의 영업비용은 감수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강남권뿐만 아니라 서울·수도권역에서 사업성이 있고 수주 가능성이 높은 사업지에는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