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 출고가 인하 유인 효과 감소…"시장만 혼탁해져""이통사 재원으로 해외 제조사 퍼주기 모순…중저가폰 침체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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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기본료 폐지 압박에 미래창조과학부가 선택약정할인율 상향(20%→25%)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할인율이 추가 상향되면 통신산업 생태계 전체가 파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과도한 할인율 상향은 ▲지원금 제도 무력화 ▲국내 사업자 재원 통한 해외 제조사 경쟁 지원 ▲중저가 단말 시장 침체 등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래부는 최근 국정위에 업무보고를 통해 기본료 일괄 폐지 대신 선택약정 할인률 확대에 무게를 두고 통신비 인하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위도 그동안 기본료 폐지를 요구했으나, 현햅법상 이를 강제할 수 없어 기본료 폐지보단 선택약정 할인률 확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이에 선택약정할인 상향은 현재 균형적인 국내 통신산업 생태계에 큰 와해를 낳을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우선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은 지원금과 선택약정할인의 균형을 와해시켜 가입자의 선택약정할인 쏠림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고객은 지원금보다 언제나 유리한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할 것이며, 시장에서 지원금 제도는 사실상 유명무실화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소비자의 선택권을 박탈하고 시장의 기능을 파괴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할인율 상향은 '제조사의 출고가 인하 유인 감소', '국내 사업자 재원을 통한 해외 제조사 경쟁 지원'을 낳을 수 있단 설명이다.

    공시지원금은 이통사와 제조사가 절반씩 부담해 제공하지만 선택약정 할인은 이통사가 모든 비용을 혼자 부담해야 한다. 때문에 할인율상향은 제조사의 마케팅비용을 이통사가 대신 부담하는 비중을 더욱 높여 가계통신비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단말기 출고가 인하요인을 사라지게 할 것이란 설명이다.

    또한, 제조사의 마케팅 재원 투입 유인도 사라져 공시 지원금은 감소하고, 특정 시장 및 유통망을 대상으로한 장려금은 더욱 확대돼 시장혼탁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애플과 같은 거대 글로벌 제조사는 지원금 자체가 전무한 상황 속 국내 이통사 재원으로 해외 제조사의 판매에 기여하는 모순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프리미엄폰 구매 쏠림 현상으로 중저가폰 시장 침체도 우려되고 있다.

    현재 할인율 20%인 상황에서도 고가프리미엄 단말의 선택약정할인 선택 비율이 80%에 이르고 있어, 선택약정할인이 상향될 경우 고가 프리미엄폰 구매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통신비 인하를 위해 그동안 정부가 추진했던 중저가 단말 활성화에 맞지 않는 정책이며, 고객의 단말 구입 부담은 더욱 증가될 전망이다.

    이통업계는 미래부가 헌법이 보장하는 기업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을 강행할 경우, 관련 산업 위축은 물론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선택약정할인율이 상향되면 선택약정 가입자는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며 이에 따른 사업자의 매출 감소는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결국 ICT산업 발전의 기본 토양인 이통산업은 침체의 길을 걷게 될 것이며, 이는 4차 산업 투자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은 유통망 및 중소 장비업체 등 연관 산업도 함께 붕괴돼 국가 경제 및 일자리 창출 등에 악영향 초래할 것"이라며 "그간 국가경제를 살려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던 새정부 정책에 모순된 통신비 인하 방안들은 재고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