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 부는 수입맥주 '열풍'… '4캔 1만원'에 고객 반응 好好김빠진 밀러 맥주, 소비자도 외면… 올 1~5월 매출 전년比 93.9% 증발
  • 최근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맥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다. '혼술(혼자 마시는 술)',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과 함께 '편맥(편의점 맥주)'이 하나의 주류 문화로 떠오르면서 국내 편의점들이 젊은층을 겨냥한 수입맥주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층이 원하는 다양하고 새로우면서도 값싼 맥주가 대거 등장하면서 수입맥주 시장에 세대교체가 일고 있다. '편맥'이 몰고 온 국내 수입맥주 시장의 변화를 짚어본다.<편집자주> 

  • ▲ 맥주를 사기 위해 보고 있는 고객들. ⓒ진범용 기자
    ▲ 맥주를 사기 위해 보고 있는 고객들. ⓒ진범용 기자


    ◇ 편의점에 부는 수입맥주 '열풍'… '4캔 1만원'에 고객 반응 好好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혼술(혼자 마시는 술)·홈술(집에서 마시는 술)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편의점에서 '수입 맥주 4캔 만원' 프로모션을 진행한 이후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수입맥주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22일 A편의점에 따르면 맥주 매출은 2014년 11.5%, 2015년 14.9%, 2016년 18.4%로 급증했다. 매년 두자릿 수 이상 시장이 꾸준하게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의 신장률을 따로 보면 수입맥주가 맥주 전체의 매출을 견인한 것을 알 수 있다.

    B편의점의 국산맥주 매출신장률은 2012년 19.8%, 2013년 11.0%, 2014년 4.6%, 2015년 1.0%, 2016년 7.6%  증가했다. 올들어 5월까지 6.0% 신장했다.
      

    반면 수입맥주는 2012년 70.2%, 2013년 33.6%, 2014년 40.6%, 2015년 74.9%, 2016년 40.7%, 올해 5월까지는 61.0% 신장률을 기록했다. 

    C편의점 역시 국산맥주의 매출신장률은 저조했다. 2015년 19.2%, 2016년 18.3, 올해 5월까지는 18.7% 성장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수입맥주가 101.3%, 75.6%, 83.6% 신장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뚜렷하다.

    수입맥주의 높은 신장률은 연도별 맥주 판매 순위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A편의점 집계를 보면 2014년 1위 카스 355㎖, 2위 카스 500㎖, 3위 카스큐팩 1.6ℓ 등 최상위권을 국산 맥주가 차지했다.
      

    편의점 맥주 시장을 주도하는 '수입맥주 4캔 만원' 프로모션이 시행된 직후인 2015년에는 1, 2위 변동은 없었지만, 3위에 아사히 500㎖가 처음으로 올랐다. 이후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판매 순위에는 아사히 500㎖가 2위를 차지했고 4위 하이네켄 500㎖, 5위는 칭타오 500㎖가 차지했다.


  • ▲ A편의점 연도별 맥주 판매 순위. ⓒ뉴데일리 DB
    ▲ A편의점 연도별 맥주 판매 순위. ⓒ뉴데일리 DB


    수입맥주의 인기가 이렇게 높아진 이유는 '4캔 만원' 프로모션으로 가격이 국산 맥주와 비슷해졌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22일 기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카스 355㎖의 가격은 2000원이며, 카스 500㎖는 2700원이다. 4캔을 구매하면 카스 355㎖ 8000원, 카스 500㎖는 1만800원이다. '수입맥주 4캔' 프로모션으로 1만원으로 구매가 가능한 수입맥주와 가격이 대동소이하다.  

    편의점을 찾는 혼술·홈술족의 경우 젊은 층의 비중이 높아 종류가 다양한 수입맥주를 구매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맥주 매출의 전체 50% 이상을 수입맥주가 차지하고 있다. 2015년 프로모션 이후 수입맥주의 점유율이 눈에띄게 증가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업계 관계자는 "나만의 취향을 중시하는 젊은 층이 급증하면서 맥주 역시 기존 국산 맥주보다 다양한 수입맥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라며 "4캔을 구매하면 가격 차이까지 없어져 수입맥주 열풍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김빠진 밀러 맥주, 소비자도 외면… 올 1~5월 매출 전년比 93.9% 증발


  • ▲ 밀러. ⓒ밀러
    ▲ 밀러. ⓒ밀러


    수입맥주가 '편맥(편의점 맥주)'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맥주 브랜드의 세대교체가 한창이다. 장수 브랜드의 인기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는 사이 새로운 브랜드들이 그 틈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한때 미국 대표 맥주로 불리며 인기를 얻었던 '밀러 제뉴인 드래프트(이하 밀러)'가 최근 몇년 새 내리막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러'는 
    SAB밀러의 인터내셔널 대표 브랜드로 지난 1997년 한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높은 브랜드 선호도를 유지해왔다. 

    국내에 들어오는 수입 맥주 종류가 600여개를 상회하는 가운데 '밀러'는 급변하는 주류 
    트렌드를 좇지 못하고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로 굳혀진데다 다른 맥주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서 '황금빛 밀러'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밀러'는 국내 주요 편의점의 수입맥주 인기 순위권에도 들지 못하는가 하면 매년 매출마저 급감하는 굴욕을 맛보고 있다. 


  • ▲ ⓒA편의점
    ▲ ⓒA편의점


A편의점이 지난 2015년과 2016년,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수입맥주 인기 순위를 집계한 결과 1위부터 5위까지 '밀러'는 이름을 단 한 차례도 올리지 못했다. '밀러'의 2016년도 매출은 전년 대비 63.6%,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3.9%씩 감소하는 등 매년 매출 감소세가 커지고 있다.

A편의점 관계자는 "밀러는 수입맥주 인기 순위 10위권 안에도 들지 못할 정도로 반응이 저조하다"며 "최근 수입맥주가 다양해지고 소비자의 선호도가 까다로워지고 있는데 밀러는 그런 트렌드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 ▲ ⓒA편의점


  • B편의점에서도 '밀러'의 부진은 비슷한 상황이다. 2014년부터 올해 1~5월까지의 수입맥주 인기 순위에 '밀러'는 이름 조차 올리지 못했다. 2016년 '밀러'의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73.7% 늘었지만 올 1~5월엔 전년 대비 3.7%에 그치는 등 하락세가 뚜렷하다.  

    주요 편의점에서 수입맥주 4캔에 1만원 행사를 상
    시로 진행하면서 대부분의 수입 맥주 매출은 늘고 있는 반면 유독 '밀러'의 성적이 부진한 이유는 최근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성비'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아사히', '하이네켄', '칭타오' 등 대부분의 수입 맥주는 대부분 500
     용량인 반면 '밀러'는 473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1만원에 4캔을 사는 소비자들이 굳이 같은 돈을 내고 용량이 적은 제품을 고르기보다 양도 넉넉하고 더 새로운 맛을 찾는 경향이 있다"며 "반면 기네스 흑맥주의 경우 440
    ㎖ 임에도 꾸준히 잘 팔리는데 비해 밀러의 부진은 브랜드력이 떨어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의 관계자는 "다른 장수 브랜드인 아사히 맥주나 하이네켄 등은 여전히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데 비해 밀러의 부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아무리 인기있던 브랜드라도 시장 트렌드와 소비자들의 취향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언제든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2년 수입맥주 물량은 7359만 달러(한화 약 
    840억3978만원)에서 지난해 1억8158만 달러(약 2073억6436만원)로 꾸준히 늘고 있다. 2조7000억원 규모의 국내 맥주 시장에서 수입맥주는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