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연장 합의 불구 하락세 지속美 '생산-수출' 확대 등 공급과잉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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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연장 조치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OPEC의 높은 감산 이행률에도 미국의 원유 생산 확대가 이를 상쇄하며 공급과잉을 해소하기는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OPEC 회원국들은 현재 감산 목표량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동안 50 달러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국제유가는 지난달부터 완만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말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감산기간을 연장하기로 발표한 상황에서도 최근 유가는 연초대비 2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이는 OPEC의 감산연장 합의에도 감산량은 그대로 유지된 반면 미국의 원유 생산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6월 16일 기준 미국 원유 시추기수는 22주 연속 증가한 747기로 지난 2015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원유 생산량 역시 2만 배럴 늘어난 일산 935만 배럴을 나타냈다. 지난 2015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국의 원유 공급능력은 앞으로도 확충될 전망이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상류부문 활동 증가로 인해 2018년에는 일산 996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원유 수출량 역시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수준에 달하며 OPEC 감산 효과를 상쇄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산 원유의 경우 이달 들어서면서 브렌트유 및 두바이유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춘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가격차가 더 벌어지면 미국의 원유 수출량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에 당장 다급해진 곳은 OPEC이다. OPEC 내에서 국제석유시장의 공급과잉을 해소하기에는 현재 감산 목표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 7개국의 카타르 국교단절 선언 등 지정학적 리스크 발생에도 유가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서다. 

게다가 이번 감산조치에서 면제된 리비아와 나이지리아는 오히려 증산을 거듭하고 있어 OPEC의 수정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월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의 총 증산량은 일산 35만 배럴로 OPEC의 감산량의 4분의 1이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합의 내용을 수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실적적인 감산량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국제유가는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OPEC의 추가적인 감산량 확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급과잉 상황은 지속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리비아와 나이지리아 등의 생산 확대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OPEC 감산량 유지는 시장에 큰 영향이 미치지 못한다"며 "향후 수요 증가 예측에도 미국산 원유 생산량 확대로 공급과잉 상황이 해소되기 쉽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