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자주 만날 예정,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대화할 것대화 내용 모두 공개할 수 없지만, 만남 자체는 공개할 것
  • ▲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하현회 (주)LG 사장,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정책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하현회 (주)LG 사장,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정책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4대그룹과 간담회를 갖고, 정부 정책을 설명하고 자발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4대그룹 수뇌부 역시 유익한 시간이었으며 소통의 기회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향후 공정위원장은 4대그룹을 비롯한 대기업들과 자주 만나서 소통할 계획이며,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4대그룹 수뇌부는 23일 오후 2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공정거래위원장의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진행됐다. 4대그룹 대표로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주)LG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 부회장도 함께 배석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대화는 진솔하고 솔직하고 유익하게 이뤄졌다”며 “앞으로도 자주 공개적으로 만나겠지만,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수한 상황, 개별적인 사항에 따라 따로 만남을 요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다며 “현대차의 일감몰아주기 같은 경우는 개별적으로 대화해야 될 사항이다”라고 강조했다.


    취임 직후 갑자기 4대그룹과의 만남을 제안, 어렵게 성사됐지만 향후에는 자주 보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30대그룹 처럼 많은 사람들과 만나는 것보다는 4~5명이 만나는 것이 진솔하게 대화할 수 있어 더 좋은 것 같다”며 향후 효율적으로 이런 자리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언론에 대해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그는 “기업들과 나눈 내용을 모두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영업기밀 또는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은 양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도 만남 자체는 공개하기로 참석자들과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장하성 정책실장과 만나 나눴던 문재인 경제팀의 회동 내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고 밝혔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간담회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협조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기대하겠다”며 “한국경제가 처한 환경이 녹록지 않고 시간(골든타임)이 많지 않다는 점을 유념해주길 바란다”고 우회적인 압박을 했다.

    아울러 예측 가능하고 합리적이며 지속가능한 재벌개혁 및 정책을 펼쳐 나갈 것을 재차 강조했다.

     

     

  •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정상윤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정상윤 기자


    4대그룹도 이날 만남이 유익하고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정부 정책 이해가 많이 됐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정부 정책의 설명을 들으면서 이해가 많이 됐다”며 “어떤 분야에서는 방법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공정위원장을 얘기를 듣고 타당하다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통의 기회였으며, 앞으로 자주 만나서 얘기를 하기로 했다”며 “저자로부터 직강을 들은 것 같다”고 덧붙였.


    권 부회장은 막판까지 참석 여부를 놓고 의견 조율이 있었지만, 결국 합류하게 됐다. 이날 참석한 4대그룹 전문경영인 가운데 유일하게 부회장이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 “일감몰아주기 규제, 산업적특성 고려하겠다는 말에 안심”


    현대차그룹은 이번 만남에서 가장 큰 소득을 얻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안물어 볼 수가 없었다”며 “양적인 측면보다는 질적인 측면에서, 특히 산업적 특성을 고려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해서 안심하고 돌아갈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일감 몰아주기의 경우 4대그룹 내에서 현대차그룹이 가장 직접적인 제재 대상이었기 때문에 정진행 사장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 현안이다.


    때문에 이날 김상조 공정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관련 사항에 대해 질문했고, 특성을 감안해서 사안을 들여다보겠다는 대답을 들었다는 얘기다.


    또 정 사장은 “오늘 (공정거래위원장의) 말씀을 잘 들었고, 의구심을 가질 필요가 없게 됐다”며 “예측 가능하고 신중하게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얘기에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한 경쟁이란 건 경제 정의에서 매우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 이론과 실행력이 뛰어나신 분”이라며 “(공정거래위원장의 능력)그런 걸 통해서 경쟁력이 올라가고 일자리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장의 자질과 능력을 높게 평가한 것. 이어 그는 “이런 소통을 자주하기로 했다”며 “좋은 자리였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 사장은 SK그룹의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을 맡고 있다.
     
    하현회 (주)LG 사장도 “공정거래위원장이 진솔하게 정책 방향에 설명을 했고, 공감하는 자리였다”며 “성공사례를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자주 만날 것이다”라며 이번 만남이 의미있고 성과가 있었음을 강조했다.


    하 사장은 LG그룹의 지주사인 (주)LG 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