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채용규모 지난해와 비슷경력직 선호·핀테크 기술 확대 요인
  • 코스피가 최근 연일 신기록을 세우며 모처럼 증시에 훈풍이 돌고 있으나 각 증권사 채용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 중 삼성증권을 제외한 9개사의 올해 채용 인원은 293명으로 지난해 채용인원의 30%에 그쳤다.

    증권사 신입 공채가 주로 하반기에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아직까지 공채 진행 여부가 불투명한 곳도 많아 예년보다 채용 규모가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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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채용인원을 신입 50명, 경력 50명으로 100명 모집했다.

    대우증권과의 합병으로 증권사 중 최대 인원 규모로 늘어났지만 지난해 총 203명을 채용한 것과 비교하면 올 하반기 예정인 공채까지 포함해 채용 규모도 전년과 비슷하거나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KB증권도 지난해 채용한 전환형 인턴 40명을 고용 후 39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IT업무 계약직 7명 등 46명을 채용했으나 올해는 아직 신입채용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와 올해 모두 신입채용을 하지 않았으며 하반기에도 채용여부를 확정짓지 못했다. 단 경력직 직원을 지난해 95명, 올해 38명 채용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신입 120명과 경력직 90명을 채용해 총 210명을 채용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각각 신입 90명, 경력 35명을 채용했다.

    공개채용을 하지 않는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6년간 수시채용으로 500명을 채용했으나 지난해 말 이후 올해 3월까지 채용이 줄면서 직원 수가 오히려 5명 줄었다.

    대신증권도 지난해 신입 18명, 경력 62명을 채용했으나 올해는 경력직원 30명만 채용하고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계획은 미확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 중소 증권사들도 예년과 비슷한 20여명 안팎의 신입 사원을 채용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증시 호황과 하반기 초대형IB 출범 등으로 올해는 증권업계의 인력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같은 여건에도 불구 실제 채용 확대로 늘어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업계는 핀테크 기술의 발달로 필요 인력이 감소하고 있는 점을 꼽았다.

    금융·보험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는 '2017년 금융보험산업 인력현황 보고서'에서 증권사 종사자 수가 2012년 말보다 6926명이 감소했다며 그 원인으로 '핀테크(정보기술기반 금융업)'의 발전 등을 언급했다.

    로보어드바이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중심 거래가 확산되는 등 영업 환경의 변화로 각 증권사는 최근 몇 년간 오프라인 지점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는 추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증시가 오르고는 있지만 채용 확대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며 "증권업 특성상 인력을 늘릴수록 실적 증가로 반드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경력을 갖춘 직원들이 이직이 비교적 자유로워 신입채용보다는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