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대우건설 등 동남아시장 사업영역 확장“대외환경 모니터링 강화 및 위험 사전감지해야”
  • GS건설 나베신도시 개발사업 조감도. ⓒGS건설
    ▲ GS건설 나베신도시 개발사업 조감도. ⓒGS건설


    건설업체들이 잠재적 가치가 높은 해외 주택시장으로 하나 둘 눈길을 돌리고 있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국내 주택시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장에 대한 규제 등으로 앞날을 더욱 예측하기 힘들어져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은 베트남·필리핀 등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시장에 주택을 공급하며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부영은 최근 해외 첫 주택사업으로 베트남 하노이시 하동구 모라오신도시 CT-2~7블록에 지하 2층~지상 30층·10개동·전용 73~108㎡·총 3482가구로 구성된 '부영 국제아파트'를 건설한다. 부영은 이 중 CT 4·7블록에 짓는 756가구를 6월14일부터 분양에 들어갔다.

    부영은 판상형 벽식설계와 넓은 창, 발코니를 전 가구에 도입하고, 고급스러운 마감재와 인테리어를 적용해 현지 소비자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대우건설도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 신도시에서 1차(182가구)에 이어 2차 물량인 고급빌라 67가구를 분양하고 있다. 대지면적 기준 215~348㎡이며, 분양가는 111만~183만달러 선이다. 지난해 6월 1차로 공급된 물량은 완판됐고, 내년에 3·4차 분양과 아파트 600여가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은 필리핀 클락 자유경제지역(CFZ) 주거지역에서 아파트(콘도미니움) '더샵 클락힐즈'를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21층·5개동·508가구로 지어진다. 포스코건설이 자사의 주택 브랜드 '더샵'을 걸고 처음으로 해외에서 공급하는 아파트다.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베트남은 9500만명의 인구를 자랑하며 매년 7%에 가까운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동시에 고급 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건설사뿐만 아니라 해외 업체들도 득달같이 몰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2015년 7월 베트남 정부가 '주택법 및 부동산사업법'을 변경해 외국인에게도 주택 등을 구매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베트남은 국내 해외건설 수주 순위(계약액 기준)에서도 매년 상위권을 놓치지 않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업체들이 베트남에서 따낸 수주액만 23억1530만달러(한화 약 2조원)에 이른다. 이는 전통의 해외수주 텃밭인 중동 사우디아라비아(41억5928만달러)와 쿠웨이트(33억1838만달러), 동남아 최대 건설시장인 싱가포르(27억8730만달러)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업계에선 그동안 해외사업이 플랜트부문에 무게가 쏠린 것을 감안하면 해외 주택사업 진출은 공종 및 상품 다각화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상황이라는 평이다.

    미국 주택시장으로 보폭을 넓힌 업체도 있다. GS건설은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자이(Xi)'를 내세워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고급 주거지역 내 208가구 규모의 노후 아파트를 600여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미국 내 국내 아파트 브랜드가 진출한 첫 사례다.

    GS건설은 현지 합작법인에 40%의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한다. 3~4층 규모 빌라로 재건축할 계획이며, 시공은 현지 업체가 맡기로 했다.

    GS건설은 베트남에서 신도시 개발도 진행 중이다.

    GS건설이 추진 중인 'G-City(나베신도시)'는 베트남 정부가 토지면적 3.5㎢에 인구 6만8000여명을 들이기 위해 기획 중인 개발 프로젝트다. 이 신도시는 '베트남의 강남'으로 알려진 푸미흥에서 불과 4㎞ 떨어진 곳에 위치해 향후 호찌민시(市) 신흥 부촌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앞서 GS건설은 2011년 말 베트남 호치민 타오디엔 지역에 270가구 규모의 '자이 리버뷰 팰리스' 아파트를 성공리에 분양한 바도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미국 재건축 사업의 경우 지난해 현지 업체와 지분참여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했다"며 "GS건설이 직접 시공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장의 가능성을 가늠해보는 정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트남 나베신도시 사업은 현지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살펴 개발시기를 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해외 주택사업 진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건설업계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석원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시아 지역에서 상당한 도시 건설·건축에 대한 수요가 있고 개발 붐이 많기 때문에 과거 보다 끈끈한 틀 안에서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현지 시장에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사전에 위험을 감지해 이런 시장의 호재를 잘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