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추위 ,다음 달 4~6일 속개 유력
  • ▲ 수협은행.ⓒ연합뉴스
    ▲ 수협은행.ⓒ연합뉴스

    수협은행의 행장 공백이 두 달을 훌쩍 넘긴 가운데 이르면 다음 달 초쯤 은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가 다시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행추위 내부 이견으로 사실상 행장 선출을 새 정부로 넘긴 상황에서 친수산 성향의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취임해 수협의 구상대로 독립 수협은행의 틀이 짜질지 주목된다.

    27일 Sh수협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13일 이원태 행장이 퇴임하면서 이날로 76일째 행장 공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개점휴업 상태인 행추위는 이르면 다음 달 초 위원회를 다시 열고 묵힌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행추위에서 먼저 회의 일정을 알려주기로 했다"며 "아직 날짜를 확정한 건 아니지만, 대략 다음 달 초쯤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해진 공식은 없지만, 그동안 행추위가 주초나 주말보다 상대적으로 주중에 자주 열렸던 점을 고려하면 다음 달 4~6일 사이 행추위가 속개될 공산이 크다는 게 수협은행의 설명이다.

    행추위는 지난 정부에서 은행장 최종 후보자를 3배수로 압축했으나 이후 내부 이견을 좁히지 못해 행장 선출을 사실상 새 정부로 넘긴 상태다.

    행추위는 사외이사 가운데 정부 측 추천 위원 3명과 수협 추천 위원 2명 등 5명으로 구성하며 4명 이상의 지지로 행장을 선출한다. 그동안 행추위는 정부와 수협 측 위원 간 견해차로 제자리걸음만 해왔다.

    현재로선 행추위가 제3차 공모를 진행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새 정부가 들어섰다고 행추위 구성이 달라질 가능성도 희박한 만큼 기존 3배수 압축 후보군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려는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의를 속개해도 당일 결론까지 도출하지는 않을 거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동안 달라진 여건과 변수를 공유하고 앞으로 행추위 추진 일정을 검토하는 선에서 회동이 마무리될 것으로 점쳐진다.

    가장 큰 여건 변화는 김 장관 취임이라는 의견이 많다. 김 장관은 실세 여당 다선의원 출신으로, 그동안 친수산 성향을 보여왔다.

    행추위 내 꼬인 실타래를 푸는 데 김 장관의 등판과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수협 한 관계자는 "김 장관은 국회 눙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시절에도 바닷모래 채취 금지를 비롯해 여러모로 어업인의 고충을 해결하는 데 역할을 해줬다"며 내부 출신 행장 선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로 기대하는 눈치다.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며 정부에 으름장을 놓았던 김임권 수협회장은 여전히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에 반대하는 데다 그동안 일각에서 제기했던 '행장-감사 빅딜'에 긍정적인 태도여서 16년 만의 내부 행장 배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한편 수협은행은 행장 공백 장기화에 대비하고자 지난달 권재철 수석부행장을 일시대표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법원 인가를 신청했으나, 무산됐다. 법원은 이달 초 일시대표와 행장 대행의 업무가 중복된다는 이유로 신청을 기각했다.

    수협은행은 당분간 정만화 비상임이사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