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민간소비에 1분기 선행… 하반기 소비 활성화 기대
  • 출국장에 모여있는 여행객들. ⓒ연합뉴스
    ▲ 출국장에 모여있는 여행객들. ⓒ연합뉴스


    여행비 지출 전망이 약 15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문화생활과 내구재 소비지출 전망도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여행비 지출 전망지수(CSI)가 98로, 지난해 말보다 9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월별 지수가 나온 2008년 7월 이래 최고다. 그 이전에 분기별로 지수를 내던 시기까지 고려하면 2002년 3분기(98) 이래 최고다.

    지수가 100을 넘지 않아서 가계 여행비를 줄이겠다는 응답이 더 많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비율이 감소한 것이다.

    2000년대 이래 여행비 지출 전망이 100을 넘은 것은 월드컵이 있던 2002년 1분기와 2분기가 유일하다.

    6월 교양·오락·문화생활비 지출 전망 지수는 92, 내구재 지출 전망은 96으로 지난해 말보다 각각 6p씩 올라갔다.

    외식비 지출 전망은 93으로 5p, 의류비 지출 전망은 101로 4p 상승했다. 의류비 항목은 지난해 11월에 100 아래로 떨어졌다가 6개월 만인 4월에 다시 회복했다. 반면 교육비와 교통·통신비 지출 전망 지수는 각각 106과 108로 모두 100을 넘지만 지난해 말에 비하면 각각 2p씩 하락했다.

    의료·보건비 지출 전망 지수는 110으로 가장 높았지만 지난해 말보다는 1p 하락했다.

    주거비지출 전망은 지난해 말 104에서 올해 4월 1p 내린 적이 있지만, 다시 원래 수준을 회복해서 변동이 없다.

    소비지출전망 지수를 포함한 소비자심리지수는 민간 소비에 1분기 선행하는 경향이 있어 하반기 소비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회예산정책처 '소비자심리지수 변화와 소비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1996년 2분기부터 2017년 1분기까지 소비자심리지수와 민간소비와 시차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심리지수가 민간소비에 1분기 선행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분기 후 민간소비와 상관관계가 0.73으로 가장 높았고 당분기와는 0.59였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개별 소비동향지수들도 대부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소비지출전망지수는 1분기 후 민간소비와 상관관계가 0.83에 달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보다 2분기 선행했다.

    경기동행지수는 2분기 전 소비자심리지수와 0.65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1분기 전과도 0.63을 나타냈다.

    예산정책처는 최근 소비심리 상승세가 하반기 소비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1.1로 2011년 1월(111.4) 이래 6년 5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3.1포인트 상승하며 2월 이래 5개월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다.

    소비심리가 1월 저점을 통과한 데 따라 2월부터 소매판매도 증가세라고 예산처는 전했다.

    소매판매지수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은 2월 0.5%, 3월 1.4%, 4월 2.8%로 점점 올라갔다.

    예산처는 정부 소비활성화 정책이 일시적이나마 하반기 소비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고령화, 주거비 상승, 가계부채 증가 등 구조적 요인으로 민간소비가 추세적 하락하는 모습은 제약 요인이라고 제시했다.

    2013년 1분기부터 2015년 3분기까지 민간소비가 11분기 연속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밑돌아서 민간소비와 GDP 규모간 격차도 커졌다.

    금융위기 이후 임금과 소득 증가율은 정체되고 고용 구조가 취약해지는 등 소비 여력이 제한되는데 평균소비성향은 하락하고 가계 원리금 상환 부담은 확대됐다. 노후대비용 예비저축이 많아지면서 평균소비성향은 2010년부터 하락세다.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과 월세 전환 가속화로 주거비가 늘어난 점도 소비를 제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