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17만3000원… 집합상가 보다 800원 비싸쇼핑몰 지고 골목상권 뜨고… "젠트리피케이션 경계"
  • 서울 상가 유형별 임대료 추이(단위: 원). ⓒ 상가정보연구소
    ▲ 서울 상가 유형별 임대료 추이(단위: 원). ⓒ 상가정보연구소


    서울지역 소규모 상가 임대료가 집합상가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자본 창업 자영업자들이 늘고, 한동안 외면 받던 골목상권이 부활 조짐을 보이면서 소규모 상가 임대료가 치솟은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서울시내 소규모 상가 임대료는 1층 기준 3.3㎡당 지난해 4분기 15만4500원에서 올 1분기 17만3000원으로 한 분기 만에 11.97% 급등했다.

    소규모 상가란 일반건축물대장상 2층 이하·연면적 330㎡ 이하로, 주택가 주변 골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이다.

    같은 기간 집합상가 임대료는 1층 기준 3.3㎡당 16만5900원에서 17만2200원으로 3.79% 오르는 데 그쳐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5년 1분기 이래 처음으로 소규모 상가보다 낮은 임대료를 기록했다.

    집합상가는 다수 유사업종 상가가 모여 있는 형태로, 의류쇼핑몰·전자상가·푸드코트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3층 이상·연면적 330㎡ 이상 중대형 상가 임대료는 1층 기준 지난해 4분기 19만1900원에서 올해 1분기 19만5800원으로 2.03% 상승했다.

    소규모 상가 임대료가 유독 가파르게 상승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경제 불황과 취업난으로 소자본 창업 자영업자들이 늘면서 '작은 상가'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 임대료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골목상권 부활에 따른 결과로도 해석된다. 대형 프랜차이즈 상점과 쇼핑몰에 밀려 주목을 받지 못하던 서울지역 골목상권이 최근 들어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명소로 변모하고 있고, 이로 인해 작고 오래된 상가들의 가치가 재조명 받게 된 것이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소규모 상가의 임대료 급등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며 "침체됐던 골목상권의 활성화는 반길 만한 일이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단기간 임대료 급등에 따른 젠트리피케이션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