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세 관망 속 가격은 안 떨어져… 강북 서민들 대출 규제에 걱정 앞서'LTV-DTI' 강화 '움찔'…"대출 한도까지 받는 경우 드물어 큰 타격 없을 듯"
  • ▲ 서울 용산구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 서울 용산구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대출규제 강화 조치 시행을 앞둔 2일 서울과 수도권의 청약조정지역 내 주택시장은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를 보였다. 정부의 부동산 투기 단속 여파로 3주째 정상 영업이 이뤄지지 않은 탓도 있지만, 주택 수요자들도 내달 가계부채대책 등 추가 규제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관망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6·19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에 따라 3일부터 청약조정지역 40곳 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70%에서 60%로, 총부채상환비율(DTI)는 60%에서 50%로 각각 강화된다.

    또한 3일 이후 입주자모집공고를 하는 새 아파트 잔금대출에 DTI 50%가 적용되고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의 LTV 규제는 70%에서 60%로 축소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난달 대책 발표 이후 매수·매도자들이 대체로 관망하고 있다"며 "3일 대출규제 시행과 여름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한동안 눈치 보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규제 강화를 앞두고 강남권 주택시장은 전반적으로 숨고르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대책 발표가 2주째에 접어들면서 재건축 단지 등에서는 매매가 하락세가 멈췄고, 일부 급매물이 팔리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는 대책 발표 이후 4000만~5000만원까지 떨어졌으나, 지난주 급매물이 일부 회수되는 등 충격에서 다소 벗어난 분위기다.

    개포동 N공인 대표는 "매수자들이 과거처럼 매물만 있으면 달라붙는 분위기는 아닌데, 6·19대책에 대한 우려는 한풀 꺾인 것 같다"며 "내달 발표될 가계부채 대책 내용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계획을 지켜봐야겠지만, 당분간 큰 하락 없이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 주공5단지도 대책 발표 직후 5000만~6000만원 하락한 상태로 가격 움직임이 없다.

    오히려 서민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북 지역에서는 3일부터 강화되는 대출규제에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노원구 상계동 W공인 관계자는 "6·19대책 이후 매수문의가 많이 줄었는데, 3일 대출규제가 시행되면 좀 더 관망하지 않을까 싶다"며 "대출규제가 강화되면 부자들보다 서민들이 더 타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6·19대책에서 빗겨난 분양권시장도 아직 별다른 반사이익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S공인 대표는 "대책 발표 이후 가격 변동은 크게 없는 편"이라며 "'가재울뉴타운 아이파크' 등 분양권의 프리미엄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매수자들이 그 돈을 주고 사도되는지 망설이는 경우가 많아 거래가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용산구, 성동구 등 각각 용산공원 개발, 전략정비구역 개발 등 호재가 있는 지역은 가격 하락 없이 매수문의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용산구 한강로2가 H공인 관계자는 "시세보다 2000만원 정도 싸게 나온 급매물은 곧바로 거래가 된다"며 "3일부터 시행되는 LTV·DTI가 강화되면 잠시 움찔하겠지만, 대출을 한도까지 받는 경우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에 큰 타격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