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성식도염 신약 '놀텍' 적응증 확대 날개 달고 연이은 수출 계약백혈병치료제 '슈펙트' 해외 임상 및 파킨슨치료제 가능성에 기대감
  • 일양약품의 자체 신약이 국내서 더딘 성장세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 들어 본격적인 해외 진출이 이뤄지면서 전체 실적 향상을 이끌어 낼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일양약품은 올해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놀텍'의 에콰도르, 캄보디아 등 수출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놀텍과 함께 백혈병치료제 '슈펙트'의 중동시장 수출도 이어갈 전망이다.

    일양약품은 지난달 놀텍의 에콰도르, 캄보디아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수출 물량 및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놀텍은 에콰도르를 발판으로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칠레 등 남미 주변국의 수출을 위한 시판 허가를 준비 중이며, 캄보디아 수출을 통해서는 필리핀, 태국, 인도네이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지역 수출을 확장할 예정이다.

    남미와 동남아는 제약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파머징 마켓'으로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한다면 놀텍의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2027년까지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놀텍은 2009년 출시된 이후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실적을 보이다가 2013년 역류성식도염 적응증 추가 후 블록버스터로 급성장했다. 최근 12개월 연속 월 20~30%대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일양약품은 놀텍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pylori) 제균에 대한 적응증도 추가해 향후 수출계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H.pylori균은 인체 내 감염 시 자연치유가 힘든 장내 세균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발암인자로 규정하고 있다. 소화불량, 급성위염, 만성활동성위염 및 위·십이지장궤양 그리고 위암 등의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비알콜성 지방간의 원인이 된다고 발표된 바 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놀텍은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30여개국에 물질특허를 등록해 지적재산권을 확보했다"며 "2027년까지 보장 된 물질특허기간과 우수한 효능·효과로 국내외에서 지속적인 매출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양약품의 슈펙트도 해외수출 확대에 공들이고 있다. 슈펙트는 세계 4번째이자 아시아에서는 처음 개발된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다. 지난해 1차 치료제로 승인되면서 신규환자까지 처방폭이 넓어졌고, 기존 다국적제약사 경쟁제품 대비 저렴한 약값 등의 장점을 갖췄지만 국내 처방실적은 저조한 편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IMS데이터 기준 슈펙트의 지난해 매출은 23억원으로, 같은 기간 '글리벡' 458억원, '타시그나' 278억원, '스프라이셀' 225억원과 비교해 한참 미치지 못한다.

    일양약품은 슈펙트의 성장 동력을 해외에서 찾겠다는 움직임이다. 올 초 슈펙트의 중국 임상 3상 계획을 중국 보건당국(CFDA)에 제출했다. 중국 현지 임상 3상은 내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양약품은 중국을 비롯 러시아, 중남미, 유럽, 미국 등으로의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슈펙트의 경우 경쟁력 확보를 위한 또 다른 전략으로 기존 약물에서 새로운 효능을 찾아 개발하는 '약물 리포지셔닝'을 통해 새로운 치료제로의 개발을 연구 중이다.

    일양약품은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연구진과 함께 슈펙트의 성분인 '라도티닙'이 동물실험에서 파킨슨병 치료 효과를 보여 공동개발에 나섰다.

    파킨슨병은 그동안 뇌 속 여러겹으로 된 세포층인 '혈뇌장벽'으로 인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어온 질병이다. 라도티닙은 동물실험을 통해 기존 치료제보다 혈관 뇌장벽에 대한 높은 투과율을 보였으며, 발병 원인 물질을 줄이는 효과를 나타냈다.

    파킨슨병은 현재 치료제가 없는 난치성질환이기 때문에 슈펙트가 가능성을 보인다면 일양약품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양약품은 2013년 이후 총 9건의 기술수출 및 공급계약을 체결해 왔으며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가시화 될 것"이라며 "내년 글로벌 임상 진입과 적응증 확대로 그간의 대규모 투자에 대한 회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