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합병으로 '현대' 사용가능, HMC투자증권→현대차투자증권SK그룹, 일반지주사가 금융자회사 보유할 수 없어 SK증권 매각 진행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의 모습.ⓒ각 사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의 모습.ⓒ각 사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의 증권 계열사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HMC투자증권을 현대차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바꾸며 계열사 체제를 강화하는 반면, SK그룹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8월 2일까지 SK증권을 매각해야 된다. 매각 과정에서도 적잖은 의혹과 진통이 따르고 있어 더욱 이목이 집중된다.


    4일 재계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7월 1일부로 HMC투자증권이 현대차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바꾸고 새출발했다.


    현대차투자증권은 현대차(27.49%)를 비롯해 현대모비스(16.99%), 기아차(4.90%) 등이 나눠 보유한 현대차그룹 증권 계열사다.


    현대차그룹은 2008년 신흥증권을 인수하면서 현대차IB증권으로 사명으로 바꾸려 했지만, 당시 현대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증권과 '현대'라는 이름이 겹치면서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현대증권이 KB금융그룹에 인수돼 KB증권으로 재탄생하면서 '현대'라는 이름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HMC투자증권을 그룹 소속 동질감과 브랜드 후광 효과를 내기 위해 현대차투자증권으로 바꾸게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정몽구 회장 입장에서 그룹 내 계열사가 현대차 간판을 사용하는 것을 두고 내심 흐뭇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의 금융계열사는 현대차투자증권 이외에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현대라이프 등이 있다. 기아차와 이노션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에는 '현대'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다.


    반면, SK그룹은 그룹 내 유일한 금융 계열사인 SK증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에 따른 공정거래법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서다.


    SK그룹은 지난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출범 당시 SK증권 처분을 미뤄오다가 2012년 SK네트웍스가 지주사 밖 계열사인 SK C&C에 지분을 10%를 넘기며 상황을 해결했다.


    하지만 2015년 SK와 SK C&C가 합병하면서 SK증권은 다시 지주회사인 (주)SK의 자회사가 됐다. 일반지주회사가 금융자회사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한 공정거래법에 따라 오는 8월(2년 내)까지 SK증권 지분 10%를 매각해야 한다.


    SK증권은 회사채 발행 주관 능력이 뛰어나 그룹 내 자금 조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태원 회장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즉, SK증권 매각을 원치 않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파킹딜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SK그룹은 지난달 8일 SK증권 보유 지분 전량을 공개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삼정 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삼정 KPMG는 투자설명서 배포 이후 입찰 참여자 중에서 케이프투자증권, 큐캐피탈파트너스, 호반건설 등 3곳을 지난달 28일 숏리스트(인수 적격 후보)로 선정했다.


    이들은 내달 20일 전후까지 SK증권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뒤 본입찰에 참여하게 된다. 7월 하순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이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만 최종 딜이 마무리 된다.


    한편, SK그룹은 SK증권 직원들의 고용보장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곳을 최우선 요건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SK증권 노조는 3곳 모두 부적격한 인수 후보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향후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