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위축, 수수료 수입 줄고, IPTV로 가입자 이탈까지 '첩첩산중'이통사 '허리띠 졸라메기' 조짐에 M&A 사실상 불가능마케팅 비용 절감 '자급제' 도입 만지작…유통점 줄도산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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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부가 최근 이통사와 협의 없이 '찍어누르기'식 통신비 인하 정책을 발표한 가운데, 엉뚱하게도 케이블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통신사와의 M&A로 새 성장엔진을 탑재해야하는 상황 속에서 새정부의 통신비인하 정책에 따른 이통사의 '허리띠 졸라메기'로 지난해와 같이 인수합병이 물건너갈까 '전전긍긍'이다.

    특히 '제4 이동통신' 업체로 케이블 업체가 선정이 될 것이라는 대선 전 희망과는 다르게, 새정부 들어 출범 마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사들은 정부의 시장 가격 개입에 '허리띠 졸라메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전국 휴대전화 판매점에 쓰던 마케팅 비용 절감을 위해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을 심각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통사 장려금을 받아 온 휴대폰 유통점들은 사실상 줄도산 위기에 빠졌다.

    방송통신 생태계 역시 도미노 처럼 와해될 조짐이다. 이번 정책으로 통신사들이 곳간을 닫아 인수합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통신사들이 운영 중인 IPTV가 상대적으로 VOD 콘텐츠 양이 많고, 결합상품 혜택이 뚜렷하다 보니 케이블TV 가입자의 IPTV로 이동이 심화돼, 케이블업계의 설 곳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업계는 이통사와 케이블간 M&A만이 정체된 시장을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으로 꼽고 있다.

    최근 미국 거대 이통사들과 현지 미디어 업체간 대규모 합병 움직임이 확산되는 등 이미 '방송+통신' 융합 흐름은 글로벌 대세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현지 이통사 AT&T와 타임워너간 합병을 사실상 승인한 상태며, 버라이즌 역시 미국 최대 케이블TV 업체 컴캐스트, 디즈니, 혹은 CBS 등과 합병 협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대선 전까지만해도 제4이통사로 케이블 업체가 선정될 것으로 거론돼 왔으나, 막상 새정부가 들어서자 이마저도 통신비인하로 쉽지 않은 모양새다. 정부가 시장 가격에 개입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어느 누구도 그 시장에 진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한국 통신 가입자 수가 이미 포화 상태인데, 제4이통이 출범 후 가입자 모집 역시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신규 이통사 출범 후 사업이 실패할 경우 미래부가 관리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새 정권이 들어서면 통합방송법 제정을 통한 국내 '이통사-미디어'간 결합 움직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인수합병의 주체가 되는 이통사들의 '허리띠 졸라메기' 움직임에 사실상 M&A는 물 건너간 셈"이라고 하소연 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불발시킨 뒤 케이블업계를 살리기 위해 동등결합 방안을 내놓았지만 실효성이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모바일 영향에 따라 홈쇼핑 매출이 갈수록 위축되면서 수수료 수입이 줄고 있는 가운데, IPTV로의 가입자 이탈로 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면서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은 통신산업은 물론, 미디어 산업까지 영향을 줘 방송통신산업 생태계 전체를 흔들 수 있는 만큼, 업계와의 충분한 합의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