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율적 경영 판단 vs 은행법 인가요건 위배금융노조 "7일부터 통폐합 시행 시 총파업 불사"

  • 씨티은행의 대규모 점포 통폐합 단행일이 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문가 및 노동계와 금융위원회 간 설전이 펼쳐졌다.

씨티은행 경영진의 일방적인 행동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금융위는 은행의 자율적 경영 판단을 제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4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공동 주최한 '은행업 인가, 무엇이 문제인가' 국회 토론회의 화두는 씨티은행의 파격적인 지점 통폐합이었다.

현재 씨티은행은 126개 소비자금융 영업점에서 101곳을 통폐합하는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을 오는 7일부터 추진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 및 노동계는 대규모 지점 통폐합을 제재하기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금융당국의 조치 권한이 필요하고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은행업 인가 중 '은행업을 경영하기에 충분한 인력, 영업시설'에 대한 요건을 전국 점포망을 가진 은행과 지방은행에 대해 구분하고 심사기준도 명확하게 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금융위원회 대표로 토론회에 참석한 김진홍 은행과장은 "현행 은행법상 점포 통폐합 등 은행 채널관리 관련 사항은 원칙적으로 조치 권한이 없다"며 "역으로 생각해서 특정 지역에 지점 신설 의무를 강요한다면 그 또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진홍 과장은 "2000년대 지점 신설 및 폐쇄 등과 관련된 은행법 개정이 전면 자유화됐다"며 "현행법이 아니더라도 이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맞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라고 일축했다. 금융당국이 특정 점포 신설을 촉구하거나 점포 폐쇄 중단 어느 쪽도 요구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은행법 제8조 은행업의 인가 및 제34조 건전한 경영을 해치는 행위 및 제52조 불공정영업행위와 관련해 씨티은행이 위반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토론회에 발제를 맡은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금융당국이 법상 점포 통폐합에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건 맞지만 금융소비자 피해의 예방적 차원에 관점을 두고 접근해야 한다"며 "최소한의 지점을 운영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씨티은행은 소비자적 관점에서 접근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진홍 과장은 은행법 인가 요건의 위배라고 보긴 어렵다고 반문했다.

현행 은행법령상 유배 사유가 없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개입해 구조조정을 강제한다는 것은 합당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김진홍 과장은 "은행 산업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법률에 따라서 점포 인허가권에 대한 통제가 합당한지는 회의적이다"며 "은행법을 개정하더라도 씨티은행은 소급 적용이 되지 않지만 해결 사례가 중요 선례가 될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씨티은행의 점포 통폐합 발표 이후 전 은행의 채널담당 임원이 모여 의견 청취하는 등 수시로 은행과 접촉하면서 소비자 피해나 은행의 경영 안정성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며 "노조와 사측, 그리고 정부 모두 가장 합당한 방식으로 노력해 극복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또한 금감원 현장점검 실시 및 일일보고 체계 구축을 통해 유동성 비율 변동 등 건전성 현황을 지속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금융노조는 크게 반발하며 당국의 대응에 따라 전면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허권 위원장은 "사측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통폐합 단행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시간이 촉박하다"며 "씨티은행지부에 힘을 보태 총파업까지 이끌 생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