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김 사임 의사에 회사 분위기 '뒤숭숭'한국GM 노조 찬반 투표서 '파업 가결' 가능성 커져
  • ▲ 지난 3일 사임한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 ⓒ연합뉴스
    ▲ 지난 3일 사임한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 ⓒ연합뉴스

    "회사 대표가 힘을 합해 어려움을 이겨내자고 격려 편지를 보낸 지 이틀 만에 사임하다니, 노조뿐 아니라 사무 직원들도 대부분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6일 한국GM 관계자들은 지난 3일 제임스 김(James Kim) 한국지엠(GM)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사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이후 뒤숭숭한 회사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더구나 김 사장 등 경영진이 지난달 30일 전체 임직원에게 이(e)메일을 보내 "올해 임금교섭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한국GM의 입지가 크게 변할 수 있다"며 위기 극복을 위한 '협조'를 요청한 뒤 불과 이틀 만의 사임이라 직원들의 충격이 더 큰 상황이다.


    이런 '무책임'한 경영진 사퇴로 6~7일 진행될 한국GM 노조(금속노조 소속)의 찬반 투표에서 '파업 가결' 가능성은 더 커졌고, 실적 부진까지 겹쳐 업계에서는 '한국GM 철수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월급제 시행, 생산물량 확약 등 요구에 사측 '난색'…파업 가능성 커


    6일 한국GM에 따르면 현재 사측과 임금협상 중인 노조는 지난달 30일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중노위는 10일 전후로 '조정 중단' 결정을 내리고, 노조는 6일부터 이틀간 투표에서 파업을 결정한 뒤, 부분 또는 전체 파업에 나서는 시나리오가 현재로써는 가장 유력하다는 게 한국GM 안팎의 관측이다.


    현재 사측은 △기본급 5만 원 인상 △연말까지 성과급 400만 원 지급 △협상 타결 즉시 500만 원 격려금 지급 등의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임금 조건 외에도 △8+8시간 주간 연속 2교대제 월급제 시행 △공장별 생산 물량과 차종 확약 등을 추가로 요구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GM 노조는 지난해에도 이 무렵 임금협상 결렬로 부분 파업에 들어갔고, 9월 추석 즈음에야 타결과 함께 파업이 중단됐다. 앞서 2014, 2015년에는 '무분규'로 임금협상이 마무리됐다.


    ◆"GM 세계 사업장 변화의 소용돌이…한국GM 미래 확약 불가능"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일에 전념하겠다"는 김 사장의 돌연 사임 배경도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데다, 이처럼 실제 파업까지 임박하면서 한국GM의 미래에 대한 의구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GM은 유럽 등 세계시장에서 잇따라 철수하고 계열 브랜드 오펠(Opel)을 매각하는 등 '사업재편', '구조조정'에 한창이고, 어떤 형태로든 한국GM도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GM 경영진도 지난달 30일 임직원에 보낸 편지에서 "GM의 유럽 브랜드 오펠(Opel) 매각에서 볼 수 있듯, 글로벌 GM은 현재 수익성과 사업 잠재력에 중점을 두고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생산 물량과 제품 계획에 대한 재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런 불확실성으로 회사는 이번 임금교섭에서 (노조의) 미래 제품·물량 관련 요구에 대해 언급하거나 확약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최근 해외사업의 대대적 사업 개편과 더불어 북미 조립·변속기 공장에서 근무시간을 단축하고 공장 가동 중단을 연장하는 등 글로벌 GM의 모든 사업장이 현재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오펠 매각은 한국GM을 포함한 GM 글로벌 전 사업장의 생산 물량, 신차 프로그램 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경고성' 메시지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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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GM 3년간 누적손실 2조원…상반기 판매 9%↓


    더구나 한국GM은 현재 실적 측면에서도 '최악'의 시기를 맞고 있다.


    지난달 판매량(4만3천692대)은 작년 6월보다 20.7%나 적었고, 특히 내수(1만1천455대) 감소율은 36.6%에 이르렀다. 수출도 12.9% 뒷걸음질했다.


    상반기 전체로 봐도 한국GM의 판매량(27만8천998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줄었다. 내수 판매(7만2천708대)와 수출(20만6천290대) 감소율은 각각 16.2%, 6.5%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GM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시장 철수로 한국GM의 수출이 크게 줄어든 데다 내수까지 40% 가까이 감소했기 때문에 한국GM으로서는 현재 최대 위기 상황"이라며 "2015년 부임한 제임스 김 사장의 재임 기간을 포함해 지난 3년간 한국GM의 누적 순손실이 2조 원에 이르는데,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수익성은 더 나빠지고 GM 입장에서는 한국GM 상황의 심각성에 주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