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지원 열쇠' 정유라 출석 '불투명'…"특검, 혐의 입증 난항 전망"김상조 출석 관심 집중…"뇌물사건 관련 없어 '증언 효력' 미지수"


  • 최순실의 딸 정유라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재용 공판에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출석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불출석 의지를 보인 정 씨와 달리 김 위원장은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38~39차 공판이 오는 12일과 14일 각각 진행된다. 당초 계획된 최순실에 대한 증인신문이 연기되면서 주2회 일정으로 열린다.

    이번주 공판에는 정유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함께 김건훈 전 청와대 비서관, 우리은행 삼성타운점 직원 김 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됐다.

    먼저 12일 417호 대법정에서 열리는 38차 공판에는 김건훈 전 청와대 비서관(오전)과 정유라(오후)가 증인석에 앉는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전속 보좌관으로 근무한 김 전 비서관은 안 전 수석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기재한 '안종범 수첩'을 검찰과 특검에 제출한 인물이다.

    김 전 비서관은 원할한 업무를 위해 수첩을 건내 받아 활용한 뒤 폐기해 왔다. 하지만 미처 폐기하지 않은 수첩을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가 검찰과 특검의 요구에 수첩을 제출한 바 있다. 수첩이 독수독과 논란에 휩싸인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특검과 변호인단은 김 전 비서관을 상대로 수첩의 작성 경위와 배경, 안 전 수석의 지시사항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특히 수첩이 '진술증거'가 아닌 '정황증거'로 채택됨에 따라 수첩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한 특검의 공세가 거셀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수첩을 직접 기록한 안 전 수석의 증인신문이 싱겁게 마무리됨에 따라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언이나 사실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평가다.

    오후에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다. 정 씨는 삼성의 단독 승마지원과 이화여대 입시·학사비리의 당사자다.

    특검은 정 씨가 삼성의 승마지원을 받은 만큼 '삼성→청와대→최순실'로 이어지는 뇌물 연결고리를 확인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이와 관련된 신문을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정 씨 측 변호사가 "자신의 형사 사건과 직결되기 때문에 나갈 수 없다. 가지 않는 것이 자신을 방어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말함에 따라 증인신문은 불발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이어 오는 14일 열리는 39차 공판에는 우리은행 삼성타운점 직원인 김 모씨(오전)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오후)이 증인으로 나온다. 

    특검은 삼성의 주거래 은행인 우리은행 삼성타운점 직원 김 모씨를 상대로 삼성의 돈이 하나은행 계좌를 통해 최 씨에게 넘어간 경위와 송금절차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오후에 출석하는 김상조 위원장은 일명 '재벌 저격수'로 불리며 재벌개혁운동에 앞장서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삼성물산 합병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중요한 과정'이었다고 증언해 주목을 받았다.

    양측은 김 위원장을 통해 삼성물산 합병의 배경, 공정위의 순환출자 특혜 의혹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삼성 뇌물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제3자에 불과해 신문은 별다른 소득 없이 마무리될 수 있다.

    변호인단은 이같은 이유로 "증거 인부 여부에 번의 동의하겠다. 김 위원장의 증인 출석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특검이 요청 거부하면서 신문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