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골재생 효능 입증 못해… 근본적 치료제 아닌 통증완화제 수준이틀연속 주가 급락… 코오롱 "미국 임상서 증명할 것"
  •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코오롱생명과학
    ▲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생명과학이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 '인보사'를 허가 받았지만 이틀 연속 주가가 급락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 기대했던 효능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관심을 받았던 무릎 연골 재생에 대한 효능은 입증하지 못했고, 무릎 통증 개선정도와 운동이나 일상생활 등에서의 기능 개선만을 입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손상된 연골 재생 등 구조 개선 효과는 MRI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대조군(생리식염수 투여군)과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연골을 재생시키는 효과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무릎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을 통해 통증을 줄이고 개선시켰다는 점에서 허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식약처가 인보사에 대한 허가·심사 과정에서 살폈던 항목을 보면 ▲해당제품 투여 후 통증과 관절기능 개선 정도 ▲연골 구조 개선 효과 ▲제품 투여 후 발생하는 이상반응 ▲제품 투여 후 장기추적조사를 통해 뒤늦게 나타나는 이상반응 등이다.

    이 가운데 연골이 재생되는 구조 개선 부문에서 대조군과 유의한 차이가 없어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인보사가 허가된 이유는 연골 재생 등은 부차적인 2차 평가변수로 설정해, 이에 대한 효능을 입증하지 못해도 허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보사의 임상시험은 통증 개선에 효능 입증이 집중됐다. 사실상 연골을 재생시키는 근본적인 치료제가 아닌 통증완화(개선)제 정도의 수준인 셈이다.

    효능이 근본적인 치료제로까지 미치지 못한데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의 임상시험이 한계가 있는 방향으로 설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초 인보사는 통증 감소, 관절 기능 개선 입증을 목적으로 임상이 설계됐다.

    이에 따라 인보사가 획득한 적응증은 '3개월 이상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을 받았음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중등도 무릎 골관절염 치료'다.

    인보사가 연골 재생 치료제로 허가 받기 위해서는 임상디자인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인 '2017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서도 인보사를 집중 홍보할만큼 기대가 높았다.

    개발한지 19년만에 국내 허가를 받았다는 점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가 임상과정에서 연골재생에 대한 효능을 보였다며, 근본적인 치료제를 목표로 설정해왔기 때문에 이번 허가에 대한 시장의 아쉬움은 더 크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연골 재생에 대한 부문은 미국 임상을 통해 입증하겠다는 입장이다.

    인보사의 국내 임상 3상은 156명을 대상으로 1년간 진행됐으나, 올 하반기 시행 예정인 미국 임상 3상은 1020명을 대상으로 2년간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대규모 장기 추적 관찰이 가능할 것이라는 이유다.

    코오롱생명과학의 관계자는 "연골 재생 등의 구조개선효과는 장기적 관찰이 필요하며 기존 한국 및 미국 임상에서 이미 연골 재생 등 구조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환자가 있었던 만큼 향후 미국 임상 3상 시환자의 장기추적 결과를 통해 이를 입증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