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측 변호인 최후변론 생략, 1심 결과에 따라 항소 검토증권가, 대표소송 등 포함시 회사 부담 3조원대 추정
  • ▲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공판이 결심을 진행, 내달 8월17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뉴데일리
    ▲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공판이 결심을 진행, 내달 8월17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뉴데일리

     

    6년을 끌어온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1차전의 끝이 보인다. 사측은 신의성실의 원칙을 강조하며 판결에 따라 회사가 큰 위기에 처할 수 있음을 마지막까지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41부(부장판사 권혁중)는 20일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결심을 진행했다.

     

    6년간 공방을 벌여온 원고(노조)와 피고(사측) 변호인은 올 상반기 1심 선고를 위해 5월부터 최종변론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추가 기일이 잡히면서 이날 최종 결심했다.


    재판부는 "지난 19일까지 청구취지 변경 신청이 있었다"면서 "선고날인 8월17일 이전 제출할 자료가 있으면 제출하는 것으로 하고 결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원고(노조) 측 변호인은 "추가 변론할 내용이 없다"고 답했고, 피고(사측)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을 이어갔다.

    피고 측 변호인은 "결심을 위해 두 번의 준비기일과 두 번의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사건 당사자도 많고 변론기일에 주로 금액 계산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판사님 고민이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통상임금 인정 여부에 대한 산업계의 우려가 크다"며 "자동차산업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중국이든 일본이든 통상임금이 약화돼 있고, 지금까지도 노사 간 통상임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소송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이번 판결의 우려했다.


    특히 그는 "이 사건은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 적용이 중요하다"면서 "통상임금 해당 여부와 함께 신의칙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신의성실의 원칙은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재판부는 "이 사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신중하게 고민을 거듭하면서 판단하겠다"며 "원고 수가 많고 다뤄지는 액수가 크기 때문에 여러 쟁점에 따라 판단하고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8월17일 오전 10시 선고하기 전까지 계속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궁금한 사항이나 미비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닿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앞서 기아차 생산직 근로자 2만7458명은 2011년 연 700%에 이르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연장 근로 등 각종 수당을 다시 계산해 지급하라며 사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6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소송 참여 노조원은 1만4800여명으로 줄었지만 노조 측의 소송가액은 6600여억원에 이른다. 기아차 노조는 또 2014년 노조원 13명을 대표한 소송을 추가로 진행했고, 해당 소송액은 5억원이다.


    소송 청구액만 약 1조원에 달하고, 선고 이후 다른 산업에 미칠 영향이 만만치 않아 업계에서는 기아차 통상임금 선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표소송의 결과는 전 직원에게 확대 적용되기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노조 측이 이길 경우 회사 측 부담 금액은 약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법조계는 최근 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노조가 승소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산업계 피해가 우려되면서 '신의칙'이 적용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2013년 "노동자의 통상임금 확대 청구로 회사에 중대한 경영상의 위기가 발생한다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돼 허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도 이를 뒷받침한다.


    기아차의 경우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올 상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55% 줄어들었고, 미국 시장에서도 전년 대비 판매량이 10% 감소하는 등 경영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게다가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들이 모여 분위기 쇄신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정부와의 만남에서 통상임금 문제 해결에 대해 정부 측에 기준을 정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사측의 회생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18일 기아차 노조는 파업 찬반투표에서 72.1%의 높은 찬성률로 가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