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키울 상장 추진했다 본전도 못 건질 것" 정부 눈치보느라…제값 못받아

  • ▲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백운규 후보자가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뉴시스
    ▲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백운규 후보자가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뉴시스


발전 공기업의 상장이 '없던 일'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기조에 따라 원전 신규 건설이 줄줄이 중단되는 가운데 발전사의 상장 절차도 사실상 폐기수순을 밟고 있다.

문재인정부 초대 산업부 장관 후보까지 산업부 산하 공기업 상장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 후보자는 19일 인사청문회서 발전사 기업공개(IPO) 추진계획을 묻자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해서 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기업공개 추진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고리 5·6호기 일시중단에 따른 막대한 사회적 갈등을 감수하면서까지 탈 원전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정부가 에너지 정책의 중심축을 원전·석탄·화력발전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로 한 마당에 발전사 경쟁력을 키우는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앞서 박근혜정부는 지난해 6월 공공기관 정상화의 일환으로 발전 공기업의 상장을 발표했다. 

한국전력이 보유한 지분중 20~30%를 민간에 개방해 공기업의 부채비율을 낮추고 효율성을 갖춘다는 계획이었다.  

먼저 한국전력 산하 8개 공기업 중 남동발전은 6월까지, 동서발전은 12월까지 각각 상장하기로 했다. 

이어 후발주자인 남부, 서부, 중부 발전을 2019년까지 잇따라 상장시키고 한국수력원자력, 한전 KDN, 가스기술공사를 그 이듬해인 2020년에 상장시킬 예정이었다. 

정권이 바뀌면서 발전사 상장문제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게 됐다. 

  •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신규원전 건설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신규원전 건설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 문재인정부의 인수위원회격인 국정기획위에서는 발전 공기업 상장 문제가 단 한차례도 논의되지 않았다. 

    남동발전 역시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신청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하지 못했다. 정부 방침이 불과 1년 만에 180도 뒤바뀌면서 그간 상장을 위한 노력은 모두 헛수고가 됐다. 

    새 정부와 노선맞추기 성격으로 지연된 탓도 있지만 여기에는 현 상황서 상장을 추진했다가 얻을 게 없다는 현실적인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관계자는 "새 정부에서는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외치고 있는데 발전사들의 원료는 그와는 거리가 멀지 않느냐"면서 "상장을 추진했다가 본전도 못건질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동발전의 경우, 2003년 상장을 추진하다 예상 공모가가 장부 가치의 1/3 수준인 1만원대에 그치면서 상장을 포기한 적이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남동발전의 상황이 14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IPO를 해봤자 떨어질대로 떨어진 값에 상장은 또다시 물거품이 될 것이란 의미다.  

    여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도 상장에 부정적이다. 

    공공서비스 기능을 중심에 둔 발전사들의 상장이 자칫 에너지시장을 상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더불어민주당은 공공성이 약화되고 국부 유출이 있다며 상장을 반대하고 있다. 

    국회 산업위 소속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부 산하 공기업 중 IPO룰 한 기업들이 민간 배당으로 5조원 이상이 유출됐다"면서 "이중 외국인 배당이 3조원"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