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 뒤쫓는 대구은행…전북은행 하락세 '울상'NIM 증가했지만 비이자이익 '손실'…수익구조 취약

주가조작 혐의부터 성희롱 사건까지 바람잘 날 없던 지방은행의 상반기가 지나갔다.

논란의 시기를 보낸 만큼 영업실적에 타격이 미칠 수 있다는 예상도 있었지만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2일 5대 지방은행의 성적표를 살펴보면 2017년 상반기 총 63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거둔 5831억원 보다 8.5% 오른 수치다. 지난 2015년 상반기에 거둔 5838억원 보다는 8.3% 상승했다.

먼저 부산은행은 수장 공백 리스크라는 장애물에도 지방은행의 왕좌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지난 4월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 및 부산은행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되면서 CEO 공백이 장기화됨에 따라 우려 섞인 목소리가 컸다. 현재 차기 회장 및 행장을 뽑기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동기 대비 3% 상승한 상반기 189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만 보면 지난해 동기 대비 50억원 감소한 873억원이지만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1분기에 1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끌어올려 만회가 가능했다.

부산은행의 뒤를 대구은행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대구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7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수치다.

최근 대구은행도 비정규직 여직원들을 간부급 직원 4명이 성추행·성희롱 하는 사건이 발생, 논란의 시기를 보냈다. 현재 가해자 1명은 파면, 2명은 정직, 1명은 감봉 및 대기발령 등으로 중징계를 받은 상태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부진했던 경남은행은 2분기 장사를 잘한 덕에 상반기 순이익을 1462억원으로 끌어올려 자존심을 회복했다. 2분기만 보면 지난해 60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보다 29.6%(783억원) 상승한 것이다.

광주은행은 여전히 상승곡선 중이다.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실적 개선을 통해 올해 상반기에는 36.8% 대폭 증가한 84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 2014년 JB금융지주에 인수된 이후 서민금융 강화와 수도권 영업망을 공격적으로 늘려 고성장의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광주은행은 올해 하반기에도 9곳의 영업망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전북은행이 상반기 마이너스 수익을 거둬 눈물을 훔쳤다.

2분기 순이익만 놓고 보면 1분기 91억원에서 285억원으로 212.2% 껑충 뛰었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 10.3% 감소한 상반기 37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렇게 지방은행들이 양호한 실적을 이룬 것은 순이자마진의 개선, 대출금리 상승과 예대마진 확대, 대손충당금 감소 등이 톡톡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순이익 증가의 주요 원인은 핵심이익인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의 증가에 기인한다.

특히 순이자마진이 분기마다 빠르게 개선되면서 실적 행진에 힘을 실었다.

부산은행은 1분기 대비 0.06%포인트 오른 2분기 순이자마진 2.36%를 기록했고, 경남은행은 2.20%로 지난 1분기와 동일했다.

같은 기간 광주은행과 전북은행도 0.04%포인트, 0.12%포인트 상승한 2.26%를 기록하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대비 순이자마진을 톡톡히 개선시켜 올해는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2.21%, 2.20%를 나타냈다.

순이자마진이 상승했다는 것은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인 예대마진을 높여서 고객 상대로 이자 장사를 잘했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5대 지방은행 모두 이자이익은 늘고 있지만 비이자이익은 하락곡선을 타고 있어 눈쌀을 찌푸렸다.

광주은행 상반기 이자이익은 267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5.5% 소폭 증가했지만 비이자이익은 올해 상반기 157억원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북은행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동기 대비 6.1% 상승한 상반기 이자이익으로 1854억원을 벌어들였지만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165억원에 이어 올해도 189억원의 손실을 맛봤다.

그나마 부산, 경남, 대구은행은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하진 않았지만 지난해보다 적게 벌어들였다.

부산, 경남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각각 6043억원, 416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비이자이익은 320억원, 7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줄었다.

대구은행도 이자이익으로 상반기 5356억원을, 비이자이익으로는 207억원 벌어들였다. 지난해 동기 대비 비이자이익이 58.4% 급등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은행들이 어려운 금융시장 속에서도 열심히 장사를 잘한 덕분에 꾸준히 양호한 실적을 내놓고 있다"며 "다만 과도한 이자이익 의존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비이자 부문 확대를 위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