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舊 우리투자증권 출신 "이럴거면 왜 그때 우리를 팔았니"

정성훈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8.10 10: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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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데일리DB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증권사 인수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나올 때마다 뒤에서 한숨짓는 이들이 있다.

바로 우리투자증권 출신 NH투자증권 직원들이다. 지난 3년간 우리은행의 급격한 상황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임을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동안 피인수자로 지내온 고충이 우리은행의 증권사 쇼핑 소식을 계기로 새 나온다.

최근 증권사 M&A 시장에서 우리은행이 거론되는 횟수가 늘고 있다.


실제 하이투자증권과 같이 매력적인 매물이 시장에 나올 조짐이 보이고, 내년 상반기 금융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몸집 불리기를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인 우리은행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인수를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광구 우리은행장 역시 하반기 지주사 전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최종적으로 증권 부문을 계열사로 포함시키는 것이 핵심 요건으로 분석된다.


반면 우리은행의 최근 행보를 바라보는 옛 우리투자증권 출신 직원들의 시선은 편치 않은 모습이다.


증권업계를 선도회사로서 높은 자부심을 가졌던 우리투자증권 직원들은 지난 2014년 이순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시설 준정부 기관 성격이 강했던 농협으로 한순간 소속이 변경돼 피인수와 함께 불안과 초조함을 안고 새출발을 경험했다.


우리투자증권의 브랜드 가치가 소멸된 상황에서 농협마크 배지가 여전히 어색한 직원들도 눈에 띈다.


그룹의 후광효과를 업었던 LG투자증권부터 출발한 임직원들의 사명(브랜드)에 대한 인식은 더욱 남다르다.


물론 합병 3년 반이 지난 현재 NH투자증권은 합병 이후 화학적 결합을 성공적으로 진행해오며 자기자본 4조6000억원으로 증권업계 2위를 유지, 초대형IB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농협의 막강한 자금력을 활용해 먹거리를 창출하고 꾸준한 순이익도 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1등 증권사 우리투자증권'의 자부심에 대한 갈증을 농협이 채워주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대다수 우리투자증권 출신들의 인식이다.


특히 농협금융은 증권에 도움을 주기 보다는 오히려 NH투자증권이 벌어들이는 수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과 브랜드 사용료 등으로 지주에 내고 있는 점은 우리투자증권 출신 임직원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NH투자증권에서 근무 중인 우리투자증권 출신 직원은 "미래에셋대우,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경쟁사들이 대주주의 지원속에 자본 규모를 끌어올리며 NH투자증권을 추월하거나 위협하고 있지만 우리 회사는 스스로 낸 이익으로 업계 2위 자리를 힘들게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NH투자증권의 높은 배당률을 염두에 두고 지주에서 지분을 늘리고, 완전자회사 전환을 검토하는 것도 아쉽다는 인식이 우세하다.


LG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원규 사장이 여전히 NH투자증권을 이끌고 있지만 김 사장은 완벽한 농협맨으로 색깔을 바꿨다.

여기에 내년 임기만료를 앞두고 '이제는 농협출신 인사가 NH투자증권을 맡을 때가 왔다'는 분위기 속 농협출신 인사들이 야망을 품기 시작한 것도 우리투자증권 출신 입장에선 좋은 소식은 아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은행이 다시 증권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옛 우리투자증권맨들의 만감을 교차시키고 있다.


1등 증권사 우리투자증권을 민영화를 이유로 매각한지 불과 3년 만에 증권사 인수를 타진한다는 점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는 단지 우리투자증권 출신들의 의견이 아닌 증권업계 전반적인 반응이다.


우리은행의 증권사 인수 이슈가 나올때 마다 증권업계는 '이럴거면 그때 왜 우리투자증권을 팔았을까' 반문한다.


1조500억원에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하고 5000억원 수준의 중소형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 역시 우리투자증권 출신 직원들은 물론 업계가 의문을 갖는 부분이다.


'우리'라는 이름으로 증권사가 재탄생될 경우 옛 영광과 자부심을 품고 지내온 우리투자증권 출신들은 만감이 교차하는 마음으로 이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3년전과 지금은 분위기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부분을 간과할 수는 없다.


3년전 우리은행은 지주회사 체제 해체가 불가피한 상황이었고, 지주사가 오히려 비용만 들고 경영 효율성을 저해하는 옥상옥 구조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지금은 폭발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지주사 체제를 통해 계열사를 과감하게 늘려 가치를 높이는 것이 필수 요건이 됐고, 실제 NH·KB·신한 등이 이를 확실히 입증시켰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투자증권 출신 증권맨들은 언젠가는 '우리'라는 이름으로 재탄생될 증권사를 애증의 시선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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