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 최종 결정 지시 단정 짓기 어렵다"

이재용이 '최종' 의사결정권자?…"회사 분위기 모르는 일반론적 추측"

물산합병 등 '결정-지시'했다는 특검, 주장 뒷받침할 근거있나
"'반재벌-반기업' 정서 자극하는 여론몰이…법과 원칙에 따른 판단 필요"

연찬모, 윤진우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8.11 06:2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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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주요 현안에 대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사결정권한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른바 '삼성 뇌물사건'과 관련해 이 부회장의 개입 또는 지시 여부가 재판부의 1심 선고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특검이 이 부회장을 최종 의사결정권자로 단정하며, 징역 12년의 중형을 구형한 것과 관련해 찬반론이 격화되고 있다.

11일 재계 한 관계자는 "선고기일을 2주 앞둔 상황에서조차 이 부회장이 정유라 승마지원과 삼성물산 합병 등에 실제로 개입했는지 여부는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다"면서 "아직 재판부의 어떤 판단도 나오지 않았는데 무작정 죄인으로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차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결심공판까지 '이 부회장이 원활한 경영권 승계작업을 위해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논리를 펼쳐왔다. 국정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통령을 상대로 수백 억원의 뇌물을 제공해, 승계작업의 일환인 그룹 주요 현안을 해결하려 했다는 판단이다.

특검은 이같은 뇌물 지원 및 특혜 과정에 이 부회장의 직접적인 가담이 있었다고 규정했다. 뇌물공여, 횡령,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등의 혐의를 이 부회장에게 적용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53차례의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이 부회장이 그룹 내 주요 현안에 개입했거나 지시했다'는 사실은 제시되지 않았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을 비롯한 삼성 임원들의 입을 통해 이 부회장이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아니라는 증언만 나올 뿐이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와병 이후 회사를 대표해 대외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에 전혀 관여한 적이 없고 그럴만한 권한도 주어지지 않았다는 항변이다. 

이 부회장 역시 그룹 컨트롤 타워로 알려진 미전실 관련 혐의에 전면 부인했다. 전자 계열사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들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회사의 방침을 따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비쳤다는 억울함도 호소했다.

삼성 뇌물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삼성 관계자와 청와대 및 정부부처 인사들도 이 부회장의 개입 여부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심지어 삼성의 특혜 의혹을 직접 검토한 공정위·금융위 관계자들 역시 '이 부회장에 대한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는 진술을 내놔 삼성 측 주장에 무게를 싣기도 했다.

그럼에도 특검은 수십 차례의 공판과정뿐만 아니라 양형 최종의견에서조차 이 부회장에게 최종 의사결정권한이 있음을 적시했다. 특검 측 지지자들 역시 이 부회장의 거듭되는 항변에 '바보전략', '동정심 호소 전략'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특검이 이같은 여론에 힘입어 중형 구형을 제시한 것이라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공소사실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반재벌·반기업 정서를 자극하는 여론에 호소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경우 그룹 안팎의 시각에 따라 확연하게 달리 평가되고 있기 때문에 그룹 내부 사정을 알 수 없는 공무원이나 일반 대중들은 모든 권한이 이 부회장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면서 "부정한 청탁의 여부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최종 결정을 지시했다고 단정 짓는 것은 다소 무리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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