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百, 중국 관광객 급감에 직격탄
백화점 매출 성장률 0.9%… 온라인마켓 13.1%와 비교해 대조적
  • ▲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정상윤 기자
    ▲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정상윤 기자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과 내수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2분기 실적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1인 가구 증가와 온라인마켓 시장 활성화 등으로 백화점업계의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보고서도 나오고 있어 관련 기업들이 신성장동력 찾기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11일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의 2분기 영업이익은 모두 감소했다.

    롯데백화점은 2분기 영업이익이 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6% 급감한 400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 부문 역시 이 기간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6.9% 감소한 370억원을, 현대백화점도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한 69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백화점 3사의 실적 부진엔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관광객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롯데백화점 본점의 중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가량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중국인 관광객이 4월 -11.9%, 5월 -15.5%, 6월 -18.4% 감소하고 있으며, 현대백화점도 상반기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16% 축소했다.

    중국 당국의 사드보복이 해소된다고 해도 예전처럼 백화점이 두 자릿수 이상 매출 신장을 기록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산업통산자원부가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조사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온라인마켓의 성장률은 13.1% 급증했다.

    오프라인마켓의 성장률은 2.9%에 그쳤다. 이마저도 1인가구 증가 등의 이유로 편의점이 11.4% 증가해 성장을 견인했고 다음으로 기업형수퍼마켓(SSM)이 1.5% 올랐다. 백화점은 0.9%에 신장에 머물렀다.

  • ▲ 좌)롯데백화점 엘큐브 (우) 대구 신세계 ⓒ각사
    ▲ 좌)롯데백화점 엘큐브 (우) 대구 신세계 ⓒ각사


    백화점 업계도 1인가구와 스마트폰 보급 등으로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백화점을 변화시키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미래형 백화점으로 불리는 미니맥화점 엘큐브를 통해 상황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엘큐브는 상권별 핵심고객을 세분화해 매장별로 '맞춤형 브랜드'만 집어 넣은 소형 백화점이다. 10~20대 중심의 '영 스트리트 패션 전문점' 홍대점, 합리적 소비를 선호하는 20대 고객을 위한 '영 라이프스타일 전문점' 이대점, 트렌드에 민감한 20~30대 패션피플을 위한 '트렌디 쇼핑 핫플레이스' 가로수길점은 고객과 상권에 맞게 브랜드 구성을 차별화했다.

    롯데백화점은 2020년까지 100개점 이상의 점포를 추가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백화점을 단순 쇼핑만을 즐기는 공간이 아닌 문화, 체험형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고객들이 오래도록 머물 수 있는 백화점을 만들려고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오픈한 대구 신세계를 꼽을 수 있다. 대구 신세계는 레저·문화까지 한 곳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테마로 지어진 백화점이다.

    면적은 지상 9층, 지하 7층, 연면적 33.8만㎡(10만2400여평), 영업면적 10.3만㎡(3만1200여평), 동시 주차 가능대 수 3000여대 규모로 국내에서 두번째로 크다. 백화점에서 보기 힘들었던 '아쿠아리움'과 옥상 테마파크 '주라지' 등도 입점시켜 다양한 연령의 고객 층이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콘셉트를 맞췄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지난해 12월 대구신세계 오픈 당시 "오프라인 마켓의 성장으로 1만평, 1만5000평 정도 수준의 백화점으로는 온라인과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며 "체험하고 경험하고 가치를 느끼는 공간으로 백화점이 변해야 한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최하 2만5000평 규모의 백화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백화점의 이러한 노력이 단시간 빛을 보기는 어려우나 장기적으로는 부진을 탈출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마켓 성장과 1인 가구 증가로 유통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어 백화점들의 변신도 불가피하다"며 "온라인마켓에서 할 수 없는 경험을 백화점에서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향후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본다. 백화점들의 이러한 변신은 긍정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