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갑질 근절]

유통 갑질에 '3배 의무' 손배제 도입… 복합쇼핑몰·아웃렛도 규제대상

납품업체 종업원 사용시 인건비 분담의무… 재고 전가 '판매분 매입' 금지
공정위, 가맹 이어 2번째 불공정거래 근절대책 내놔

임정환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8.13 1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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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위원장.ⓒ연합뉴스


앞으로 대형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 부당반품·보복행위 등 악의적인 갑질을 하면 무조건 손해액의 3배를 배상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도입된다.

그동안 무늬만 부동산(매장) 임대업자로 등록돼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던 복합쇼핑몰·아웃렛도 유통업법 적용대상에 포함해 입주업체 권익을 보호한다.

재고를 납품업체에 떠넘기는 '판매분 매입'은 금지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이런 내용을 담은 '대형유통업체와 중소 납품업체 간 거래관행 개선방안'을 내놨다.

이번 대책에는 △법 집행체계 개선 △납품업체 보호 △시장 감시·업계 자율협력 등 3대 추진전략에 맞춰 15가지 세부과제를 담았다.

◇과징금 강화… 정액과징금도 2배 인상

공정위는 납품업체의 실질적인 피해구제를 위해 대형유통업체의 고질적·악의적인 불공정행위에 대해선 손해액의 3배를 의무적으로 배상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적용대상은 △상품대금 부당감액 △부당반품 △납품업체 종업원 부당사용 △보복행위 등이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일부 분야에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도입됐으나 우리나라는 판사가 3배 이내에서 정하도록 돼 있고, 법원의 손해인정액 산정도 보수적이다 보니 손해 회복과 위법행위 억제라는 도입 취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국회에서 배수를 5배나 10배로 올리자는 법률 개정안을 제안했으나 자동으로 3배를 배상하게 의무화하는 방법도 있다"고 밝혔다.

지방 납품업체의 신속한 피해구제를 위해 공정거래조정원에만 설치된 대규모유통업거래 분쟁조정협의회를 각 시·도에도 설치할 수 있게 했다.

법 위반을 억지하고자 과징금도 강화한다. 법 위반금액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율을 현행 30~70%에서 60~140%로 2배 올려 과징금 부과 기준금액을 인상한다.

법 위반 사건 중 매출액을 산정하기 어려울 때 부과하는 정액과징금도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올린다. 부과요건도 매출액이 아닌 납품대금이나 위반금액을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로 고친다.

◇납품업체 종업원 사용 땐 인건비 분담

법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복합쇼핑몰과 아웃렛 입주업체도 유통법 보호대상에 포함한다.

복합쇼핑몰·아웃렛은 사실상 유통업을 영위해도 매장 임대업자로 등록돼 소매업자를 규제하는 유통법의 규제대상에서 빠져있었다. 앞으로는 임대업자라도 상품판매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면 유통법을 적용받는다. 상품판매액에 비례해 매장 임차료(정률임차료)를 받거나 입주업체와 공동으로 판촉행사를 벌이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순수 부동산 임대업자는 대상에서 제외한다.

백화점·TV홈쇼핑에 한정된 판매수수료 공개대상에 정률임차료 등으로 수수료를 받는 대형할인점과 온라인쇼핑몰을 추가한다.

공정위는 수수료가 공개되면 이를 근거로 협상이 이뤄져 수수료율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매년 판매수수료를 공개한 결과 백화점은 2013년 28.5%에서 지난해 27.4%로 3년간 1.1%포인트(P)가 내렸다. TV홈쇼핑은 같은 기간 1.2%P 수수료율이 인하했다.

김 위원장은 "불특정 다수에게 납품업체별·품목별 수수료를 상세히 공개할 순 없고 어느 정도 집계화된 평균치를 공개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공정위는 상세한 정보를 갖게 되므로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면 법 집행에 나설 것"이라고 부연했다.

대형유통업체의 판촉행사에 동원된 납품업체 종업원의 인건비는 판촉비용과 마찬가지로 유통·납품업체가 분담하게 명시했다. 분담비율은 납품업체 종업원을 써 이익을 얻는 비율만큼 나눈다. 이익비율 산정이 어려우면 서로 반부담하게 했다.

계약 기간 중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공급원가가 변동되면 납품가격 조정을 요구할 수 있게 표준계약서에 근거를 마련했다. 대형할인점은 납품업체가 가격 조정을 신청하면 열흘 이내에 협의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지난달 내놓은 가맹분야 갑질 근절대책에서 정치적 요인에 의한 최저임금 인상분까지 가맹본부가 부담하게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어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논란이 예상된다.

유통업체가 재고를 남기지 않으려고 소비자에게 판 수량만큼만 나중에 납품업체에서 사들이는 판매분 매입 관행은 반품규제를 피하려는 탈법행위로 보고 금지했다.

역시 유통업체가 재고 위험을 피하려고 구두로만 상품을 주문하지 못하게 계약서에 상품 수량을 쓰도록 의무화했다.

부당반품에 관한 구체적인 심사지침도 만들기로 했다.

◇집중 감시… 올해 가전·미용, 내년 TV홈쇼핑·SSM

바뀐 제도가 정착할 수 있게 시장 감시도 강화한다. 다양한 유통업태가 공존하는 만큼 일률적인 제재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중점 관리에 나선다.

민원 빈발·급증 분야를 골라 거래실태를 점검하고 필요하면 직권조사를 벌이는 방식이다. 올해는 가전·미용 전문 소매점, 내년은 TV홈쇼핑·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이 대상이다.

은밀히 이뤄지는 불공정행위 특성을 고려해 내부고발자에 대한 신고포상금 상한을 1억원에서 5억원으로 올렸다.

대형유통업체가 판매수수료와 판매장려금, 비용공제 내용 등 납품업체에 대한 주요 거래조건과 현황을 공개하는 대규모유통업거래 공시제도도 도입한다.

이 밖에도 법·제도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납품업체 애로사항을 해소하려고 도입한 유통업태별 자율 개선방안을 확대한다. 적용 대상을 현행 TV홈쇼핑·백화점·대형할인점에서 온라인쇼핑몰·전문점으로 넓히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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