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지분율 0.06% 불과한 이재용 부회장 재판이 '발목'타 증권사도 예의주시 중…"인가기준 지나치게 엄격" 불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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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증권의 초대형IB 진출에 제동이 걸리자 나머지 후보들도 긴장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삼성증권의 대주주 삼성생명의 지분율이 0.06%에 불과한 이 부회장의 적격성을 문제삼았다는 점에서 심사 기준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초대형IB 인가를 신청한 삼성증권이 대주주의 재판절차가 진행 중인 사유로 인해 심사가 보류될 것임을 금융당국으로부터 통보받은 이후 나머지 후보 증권사들도 현황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삼성증권 외에 다른 증권사들에 대한 금융당국발 신호는 나오지 않았지만 과거 기관경고 등 징계가 초대형IB 진출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 3월 대주주 삼성생명의 기관경고 조치로 초대형IB 인가를 받는 시기가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일찌감치 나왔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이슈가 초대형IB 진출에 삼성증권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점은 업계 전반적으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안으로, 나머지 4곳 증권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 발생하게 됐다.


    현재 삼성증권 대주주는 삼성생명으로, 삼성생명의 최대 주주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20.76%)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은 0.06%에 불과한 반면, 금융당국은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으로 대주주 적격심사 대상으로 판단했다.


    결국 금융당국이 대주주의 특수관계인까지 범위를 넓혀 심사해 이를 보류한 것은 그만큼 다른 4곳 증권사들 역시 초대형IB 심사가 까다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대우,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세 곳의 회사가 과거 징계 등의 사유로 적격성 심사에서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됐다.


    미래에셋대우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일임형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자금을 한국증권금융 예수금으로 운용되는 머니마켓랩(MMW)에 예치하고 리베이트를 받았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당시 대우증권에 기관경고 처분을 내렸다.


    KB증권은 통합 옛 현대증권이 2014년 계열사 현대엘엔알 사모사채와 현대유엔아이 유상증자에 출자한 점이 대주주에 대한 계열신용공여 금지 위반과 연관돼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2015년 한국금융지주 자회사인 코너스톤에퀴티파트너스가 파산한 점을 당국이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관건이다.


    이와 관련해 증권업계는 다소 불만스러운 입장이다.


    당초 당국은 초대형IB 육성을 위해 증권사들에게 몸집 키우기를 독려했는데 높은 진입장벽으로 진출을 억제할 경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인가기준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잡을 경우 초대형 IB 육성 계획이 발목을 잡힐 수 있다"며 "해당 회사와 큰 관련이 없는 대주주의 적격성 까지 문제삼을 경우 다른 증권사들 역시 적격성 심사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주주의 재판절차가 진행 중인 사유로 인해 심사가 보류된 삼성증권의 경우 이 부회장의 재판이 끝날 시점은 현재로는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재판이 3심까지 진행될 경우 삼성증권에 대한 심사는 최대 2~3년 이후로까지 미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