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대출규제 완화? '땜질처방'으론 해결 안돼

1가구2주택 LTV 60% 적용받지만 2년 후 '양도세 중과' 데자뷰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완화, 6억 이하 아파트 없어 '그림의 떡'

이보배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8.14 17: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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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8·2부동산대책 관련 대출규제 완화책을 발표했지만 내 집 마련에 빨간불은 여전하다. ⓒ연합뉴스

 

8·2부동산대책 후속 보완책으로 금융당국이 지난 13일 실수요자 대출구제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땜질처방'에 불과해 실수요자들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에 대한 초강력 대출규제를 고수하던 금융당국은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대출규제를 피할 수 있는 무주택자 조건에 '선의의 실수요자'를 삽입하고, 일시적 1가구2주택 세대에는 기존 집을 2년 이내 처분하는 조건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종전 60% 범위에서 허용키로 했다.


일반대출 경우 1주택 세대가 이사를 위해 새로 신규대출을 받으면 기존 집을 2년 내에 팔고, 집단대출도 소유권 등기 기준 2년 이내에 기존 집을 처분하라는 의미다.  


얼핏 보면 2년이라는 유예기간이 주어지면서 종전의 LTV를 60% 보장받아 실수요자에게 도움이 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1가구2주택 세대 앞에 붙은 '일시적'이라는 표현에 주목해야 한다.


1가구2주택 세대가 모두 포함되는 게 아니라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에서 지난 3일 이전에 계약금을 납부했거나 청약신청을 통해 분양자로 당첨된 경우에 국한된다. 또 투기지역 지정에 따른 대출금액 축소 등으로 불가피하게 계약금을 포기했거나 청약기회를 상실했다면 이를 증명해야 한다.


그 기준도 모호하다. 금융당국이 "현장에서 '선의의 실수요자 보호' 및 '투기수요 억제'라는 정책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으로 운영하겠다"고만 언급한 이유에서다.


일시적 1가구2주택 세대로 인정 받아 LTV 60%를 적용받는다고 해도 2년 후 또 다른 고민이 기다리고 있다. 내년 4월 양도세 중과가 시행됨에 따라 유예기간 2년이 지나면 양도세 중과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현재 다주택자가 하고 있는 고민을 2년 후에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셈이다.  

또 금융당국은 서민·실수요자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비판을 받아들여 부부합산 연소득 기준을 6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생애최초 구입자도 7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상향됐다.


이에 따라 연소득 7000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는 투기지역에서 6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하면 LTV 50%를 적용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실효성은 없어보인다.


△무주택 세대주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주택가격 6억원 이하를 모두 충족하는 경우만 LTV 50%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종전과 비교했을 때 부부합산 연소득만 완화 됐을 뿐이다.


서울 시내 아파트 중위가격이 이미 올 초 6억원을 넘겨 지난달 6억2888만원을 기록하는 등 서울 시내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긴 힘들다. 부부합산 연소득을 완화해 봐야 현실성이 떨어진단 얘기다.


부동산 투기수요를 잡고 서민들의 내 집 마련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문재인정부의 이번 정책 배경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8·2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열흘만에 나온 완화책은 정부의 잘못된 예측이 낳은 '땜질처방'에 불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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