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임원 구속자 0명...협력사 대표 1인 구속에 그쳐

  • 한국항공우주산업(KAI)를 향한 검찰 수사가 한 달 이상을 끌고 있다. ⓒ 한국항공우주
    ▲ 한국항공우주산업(KAI)를 향한 검찰 수사가 한 달 이상을 끌고 있다. ⓒ 한국항공우주


한국항공우주산업(KAI)를 향한 검찰 수사가 한 달 이상을 끌고 있다. 비리혐의를 받고 있는 하성용 전 사장에 대한 소환 조사는 여지껏 이뤄지지 않았고 분식회계에 관한 수사도 지지부진 한 상황이다. KAI 전현직 임원 중 구속자도 0명이다. 지금껏 이번사태로 구속된 사람은 협력사 대표 단 한 명 뿐이다. 

리베이트 의혹의 큰 그림을 그리던 검찰이 증거 부족으로 시간끌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의 수사가 지속되는 동안 KAI 주식은 40%이상 빠져나갔고 납품사로부터 매일같이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시달리고 있다. 

올 하반기 미 공군훈련기 교체사업(APT)과 같은 주요 사업 입찰을 앞둔 상황에서 한시라도 방산비리는 신속하게 뽑아내고 회사는 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도 가열되고 있다. 

KAI는 14일 분식회계 의혹에 2013~2016년 매출, 영업이익을 모두 고쳐서 발표했다. 

정정공시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매출이 10조 2979억원으로 기존 발표보다 350억원 감소했다. 같은날 삼일회계법인은 회사의 재무상태를 적정하게 표시했다는 의견을 발표했다. 

KAI와 삼일회계는 검찰 수사와 금융감독원 감리를 받는 상황서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재무제표까지 모두 재점검한 결과 '적정'의견을 낸 것이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KAI 주가는16일 오전 한때 급등세로 실시간 거래가 제한되는 정적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되기도 했다. 

검찰은 하 전 사장이 재임 중이던 2013~2016년 KAI가 조직적으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정공시를 살펴보면 2013년 연결당기순이익은 900억원에서 362억원으로 정정했으나 오히려 2014년에는 1111억원에서 1324억원으로, 2015년에는1805억원에서 1591억원으로 큰폭으로 올랐다. 

결과적으로 2013~2016년 누계 매출액은 350억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되레 734억 늘었다. 

KIA는 지금껏 협력사에 일감을 주면서 사업진행률에 따라 대금을 먼저 지급, 대금 지급시점에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회계장부에 반영해왔다. 이 경우, 훗날 발생할 매출이 앞당겨 기재된 것이지 분식회계는 아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KAI가 기존 회계수치를 정정한 것 자체가 지금껏 회계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방증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분명히 자리한다. 검찰도 실적 정정공시 내용까지 포함해 살펴보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업계관계자는 "검찰이 수천억원대 분식회계 정황을 포착했다고 발표했으나 여지껏 수사 결과 발표는 나오고 있지 않다"면서 "원하던 큰 그림을 못 만들고 용두사미로 종료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