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사태 관련 기자회견 열고 입장 밝혀…"의약품·동물약 통합관리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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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 전문가 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살충제 성분이 들어간 계란을 오랜기간 섭취했을 경우 인체에 미칠 위해도에 대해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장기간에 걸친 연구데이터가 없어 사실상 그 위험성을 평가할 수조차 없는 탓이다.

    대한의사협회는 18일 오전 11시 회관 3층 대회의실에서 살충제 검출 계란에 대한 협회 입장을 알리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


    앞서 정부가 지난 15~17일 실시한 전수검사 결과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과 비페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한 산란계 농장은 45곳으로 나타났다. 이외 에톡사졸과 플루페녹수론, 피리다벤 등 추가로 새롭게 검출된 성분까지 포함해 5가지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 홍윤철 환경건강분과위원장(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은 이들 살충제 성분 계란의 급성 독성 위험에 대해서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밝혔다.


    홍 위원장은 "살충제 성분 독성기준 실험결과를 근거로 지금까지 국내에서 검출된 피프로닐과 비페트린의 최대치 농도의 살충제 계란을 10kg 영유아가 하루에 두 알씩 섭취한다고 했을 때 독성 수준은 급성독성 참고치 20% 이하 수준"이라면서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살충제 계란을 먹었다면 독성이 완전히 인체를 빠져나가는 데까지 최대 3개월이 걸린다고 밝혔다.


    5가지 살충제 성분 중 플루페녹수론을 제외한 반감기(인체에서 물질 절반 정도가 빠져나가는 데 걸리는 시간)는 대개 7일. 플루페녹수론은 1달 정도로 독성이 몸에 거의 남지 않으려면 통상 반감기의 3배 정도 소요된다.


    홍 위원장은 "5가지 유해성분별로 차이가 있지만 몸에서 완전히 빠져나가는 데까지는 물질마다 1개월에서 3개월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당장 살충제 계란을 먹었을 때 인체 영향은 미미하다는 의미지만, 장기적으로 섭취했을 때의 영향을 알 수 있는 연구 데이터조차 없어 단정하긴 이르다.


    홍 위원장은 "기준치를 넘는 농도의 살충제 계란을 장기적으로 섭취했을 때에도 안전한지까지 알 수 있는 충분한 자료는 현재 없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호위원회 식품건강분과 백현욱 위원장(분당제생병원 내과)은 "피프로닐과 비페트린은 한 달 이내로 완전히 몸에서 나간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장기적인 독성을 우려할 만큼은 아니라고 하나, 몇년간 독성이 쌓인 경우에 대한 데이터가 없어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약품과 동물약품(농약)이 통합관리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의약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동물약품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이원화해 관리하고 있다.


    의협 추무진 회장은 "동물약품은 사람이 섭취하는 동식물을 통해 인체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면서 "국민들의 안전한 먹거리 확보를 위해 이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실하게 보장되도록 해야 하며 조기 발견과 함께 문제가 나타날 때 초기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는 통합관리제도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백 위원장은 "흡사 살충제 계란 사태는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같다"면서 "동물약품의 장기적인 유해를 연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살충제 성분을 사용하지 않고도 동물을 사육할 수 있도록 동물사육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추 회장은 "(이번 사태로) 정부의 위기관리 난맥을 드러내 국민 먹거리에 대한 불신의 계기가 됐다"면서 "철저하고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계란서 검출된 피프로닐·비페트린·에톡사졸·플루페녹수론·피리다벤 무엇?

     

    피프로닐(기준치 0.02㎎/㎏)은 바퀴벌레 약의 주요 성분이자 개, 고양이 등에 사용되는 살충제 사용되는 성분으로, 닭에 사용이 금지돼 있다. 국제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만약 사람이 피프로닐을 과다 섭취할 경우 어지럼증이나 구토, 복통, 두통, 현기증 등의 흔히 생각하는 독성 물질 오염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간장, 신장 등 인체 내부 장기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비페트린(0.01㎎/㎏)은 닭의 이 구제에 사용되는 살충제로, 사람이 섭취했을 때 두통과 울렁거림,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농작물의 진드기 등을 없앨 때 사용하는 에톡사졸(0.04mg/Kg), 플루페녹수론(0.037mg/kg)은 급성 독성은 낮고, 유전독성과 발암성은 없으며 간 독성이 나타난다.

     

    플루페녹수론은 동물실험에서 빈혈을 일으키는 것으로 관찰됐다. 반감기가 상대적으로 길어 체내에서 상대적으로 잔류하는 기간은 길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약독성이다.

     

    피리다벤(0.01mg/kg)은 기본적으로 약독성을 띄며 에톡사졸, 플루페녹세론과 비슷한 독성을 가진다. 인체에서 배출되는 정도를 보여주는 반감기도 짧은 편이며, 몸에 쌓일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적다.하 지만 인체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신경계에 영향를 줄 수 있고, 체중 감소 등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