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로 안정성·효능 의심 잠재워2·3호 바이오시밀러도 공세 나서… 인프라 투자 등 성장 밑바탕
  • 인천 송도 셀트리온 2공장 전경. ⓒ셀트리온
    ▲ 인천 송도 셀트리온 2공장 전경. ⓒ셀트리온


    셀트리온이 글로벌 빅파마들도 성공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의 개발에 성공했을 때 전문가들조차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케미칼(합성의약품)'에 비해 구조적으로 복잡한데다 생산조건도 훨씬 까다롭기 때문에 오리지널과 동등성을 입증하면서 안정성까지 갖췄을지 의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셀트리온이 세계 3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유럽의약품청(EMA)의 허가를 받은지 5년이 지난 지금, 일각에서 '과연 팔릴까?' 의심했던 램시마는 전세계 80개국(2017년 5월 기준)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다.


    부가적인 설명없이도 셀트리온이 램시마를 통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음을 증명한다.


    그리고 셀트리온은 제2램시마, 더 나아가 자체 개발 바이오신약으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중심에서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美·유럽시장 삼킨 '램시마'…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성장

  •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셀트리온
    ▲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셀트리온

    지난 18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셀트리온 1·2공장을 찾았다. 2002년 이곳에 설립된 셀트리온은 현재 1공장 5만ℓ, 2공장 9만ℓ의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더해  3공장 신설(12만ℓ)과 1공장 증설(5만ℓ)을 위해 약 3250억원 규모를 투자한다. 따라서 3공장이 완공되는 2019년에는 총 생산설비 31만ℓ 규모를 갖추게 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대부분은 램시마다. 국내제품과 일부 수출제품의 경우 완제품으로 생산되지만 부족한 생산 캐파(Capa·용량)는 원료의약품 수출을 통해 터키 등 해외에 완제CMO(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를 맡기고 있다.


    셀트리온이 공장 신설과 증설에 투자하고 있는 이유는 램시마의 미국허가 및 수출확대의 영향이 크다. 업계 및 증권가에서는 램시마의 매출이 10억달러를 넘어서며 국내 최초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상 국내 시장에서는 케미칼의 경우 연매출 100억원을 넘기면 블록버스터로 지칭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12조원(10억달러)을 블록버스터의 기준으로 본다. 램시마의 지난해 매출은 약 6억달러에 이른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항체의약품이 갖는 시장에서의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며 "1개 제품의 시장규모가 10조원에 달할 정도여서 제대로 된 제품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항체의약품 선두기업 로슈의 2014년 제약부문 매출은 전체 400억달러(47조9000억원) 중 절반가량이 3개의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 리툭산(75억달러), 아바스틴(70억달러), 허셉틴(68억달러)으로부터 발생했다.


    램시마의 오리지널 제품이자 존슨앤드존슨의 항체의약품 레미케이드는 자사 제약부문 매출의 약 20%를 올리고 있다. 레미케이드의 2014년 매출은 98억8500만달러(약 12조원)을 기록하며 전세계 판매액 기준 3위에 올랐다.


    램시마는 유럽과 미국에서 빠른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레미케이드 시장의 40% 이상을 뺏어왔고, 지난해 말부터 판매가 시작된 미국에서는 올 상반기에만 약 450억원(4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의 핵심인 바이오리액터. ⓒ셀트리온
    ▲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의 핵심인 바이오리액터. ⓒ셀트리온


    허쥬마·트룩시마 글로벌 공략 가세… 자체 신약개발도 잰걸음

    램시마가 닦아 놓은 길에 2·3호 바이오시밀러 '허쥬마', '트룩시마'도 가세한다. 유방암치료제 허쥬마는 한국을 시작으로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 허가 및 판매신청에 들어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혈액암치료제 트룩시마는 이미 유럽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해 가고 있다. 유럽 유통 파트너사인 먼디파마에 따르면 출시 3개월 만인 지난 7월 영국과 네덜란드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 시장점유율 30%를 돌파했다. 이는 램시마와 비교해서도 빠른 속도라는 설명이다.

    트룩시마는 올 5월부터 매월 10% 이상 시장점유율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램시마가 2015년 1분기 유럽 출시 후 다음해인 2016년 1분기 말 30%의 점유율을 올렸다는 것과 비교하면 3~4배 빠르다.

    셀트리온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자체 바이오신약 개발에도 도전 중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종합독감 항체치료제 신약이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간염 및 광견병과 같은 각종 감염성 질환에 대한 치료제 및 백신 등 다양한 바이오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셀트리온 연구진들의 모습. ⓒ셀트리온
    ▲ 셀트리온 연구진들의 모습. ⓒ셀트리온


    사업전략 차별화+인프라투자=국내 대표 생명공학기업 도약

    셀트리온의 이같은 성장배경에는 남다른 사업전략과 인프라투자가 밑바탕이 됐다. 셀트리온은 기존 업계의 일반적인 '연구개발→생산·판매'라는 관행에서 벗어나 비즈니스적 관점의 접근을 통해 '생산을 통한 사업기반 구축→자체제품 개발'이라는 혁신적인 사업전략을 수립해 이끌어오고 있다.

    물적·인적 인프라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셀트리온 설립 당시 송도는 허허벌판이나 다름없었다.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곳에 셀트리온은 1조5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세계적 수준의 최첨단 항체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건설했다.

    대부분의 자금은 해외에서 조달해 국내에 전량 투자했으며 우수인력을 고용, 일자리를 창출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국내 우수인력은 물론 각 부서마다 1명 이상은 해외인력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2000년 창업 당시 단 두명으로 시작한 셀트리온은 매출액 6706억원(2016년 기준)에 약 1200여명의 직원이 일하는 대표 생명공학기업으로 올라섰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회사의 성장과 더불어 꾸준한 인재채용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평균 약 20% 이상의 고용증가율을 보이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도 공개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