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적극적 지원 절실한 시점

[취재수첩] 현대重, 중국에 수주 내줬지만 자존심 지켰다

中 조선사, 2만2000TEU급 컨테이너선 수주 성공
조선 빅3, 저가 수주 지양해 중국과 차별화

옥승욱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8.22 14: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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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지난 18일 외신을 통해 예상치 못한 소식을 접했다. 현대중공업이 수주할 것으로 예상됐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9척을 중국 조선사에 내줬다는 내용이다. 현대중공업 뿐만 아니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 모두 이번 수주전에 뛰어들었지만, 중국에 밀렸다는 사실은 뼈아픈 대목이다. 

국내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설전이 오가는 중이다. 혹자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쳐진 것이라며 우려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가격이 문제일 뿐 기술력은 여전히 우리가 우위에 있다고 주장한다.

둘 다 틀린 말은 아니다. 문제는 발주처인 프랑스 해운사 CMA-CGM이 어디에 중점을 두고 발주를 했느냐를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2만2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주문하며 가격에 초점을 맞췄다는 사실은 분명 우리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사실 이번 수주전은 중국 정부가 선박금융까지 지원하며 힘을 보탰기에 국내 업체가 이겨내기 쉽지 않았다. 여기에 현대중공업이 기술력으로도 극복하기 힘들 정도의 낮은 가격을 제시해 결국 수주를 내줬다.

이러한 마당에 국내 업계가 마냥 기죽고 있을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이 이번 수주를 따내기 위해 더 낮은 가격에 치고 들어갔을 수도 있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을 건조한다는 명분이 있기에 저렴한 가격도 일정 부분 감수할 만 했다. 그렇지만 현대중공업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왜일까. 이번 수주전이 향후 현대중공업이 제시하는 선가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번의 저가 수주로 끝나는게 아니라 향후에도 계속해서 낮은 수준의 가격을 제시해야만 수주를 할 수 있다는 덫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기에 이번 수주에 국내 조선사들, 대표로 현대중공업이 밀렸지만 자존심은 지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발주처에 그렇게 낮은 가격대로는 한국에서 건조할 수 없다는 걸 암묵적으로 알려줬다는 이유에서다.  

또 이번 수주전에 가장 주목할 부분은 중국 정부의 지원이 아닌가 싶다. 중국 조선사들 저가 수주야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졌고, 중국 정부까지 수주를 지원하고 나선 부분은 우리 정부도 본받아야 할 대목이다.

말로만 조선업계를 지원한다고 하고 아직까지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는 우리 정부의 행태와는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박인 2만2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중국 조선사가 아무 문제없이 건조해 낼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중국 조선사들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리스크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도중에 어떠한 변수가 생길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우리의 걱정은 중국 조선사가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건조를 무사히 마쳤을 때 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업계에서는 이번과 같은 대형 수주를 따내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 역시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국내 조선사들이 중국에 맞설 수 있는 환경을 우리 정부가 하루 빨리 만들어 주길 기대하는 눈치다.

지금은 실망, 자책보다는 국내 조선업이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다시 한번 설정하고, 그에 맞춘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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