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감독 기능 강화 및 올해 산별교섭서 사측에 요구 예정
  • 금융노조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다동 금융노조 회의실에서 은행권 과당경쟁 근절을 통한 '금융공공성 강화 및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뉴데일리
    ▲ 금융노조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다동 금융노조 회의실에서 은행권 과당경쟁 근절을 통한 '금융공공성 강화 및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뉴데일리

    전국금융산업노조가 은행권 과당경쟁 근절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실적 중심 KPI(핵심평가지표) 제도 개선은 물론 연중 상시로 펼치는 이벤트와 캠페인, 프로모션 모두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다동 금융노조 회의실에서 은행권 과당경쟁 근절을 통한 '금융공공성 강화 및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 금융산업 내 성과지상주의가 만연해지면서 과당경쟁 폐해가 극명하게 확인되고 있다"며 "과당경쟁 폐해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미국 웰스파고 은행도 최근 성과급보다 기본급 비중을 높게 설정하고 최소 목표 할당제를 폐지하는 등 성과평가 체계를 전면 수정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과거 고객 1인당 평균 8개의 금융상품 교차 판매를 강요하며 성과지상주의에 앞장섰던 웰스파고의 경영방침은 결국 대고객 사기라는 금융범죄로 이어졌다"며 "현재 상품판매 실적보다 고객서비스, 핵심고객 유지율, 고객만족도 등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은행들은 여전히 100여개에 달하는 KPI제도를 운영하며 각종 캠페인과 프로모션,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가 지난 달 3만명의 조합원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펼친 결과 영업 현장 내 과당경쟁으로 인한 각종 폐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원 3만명 가운데 고객 이익보다 KPI 실적에 유리한 상품을 판매해본 경험이 87%에 달했고, 역마진 출혈 경쟁이 이어지며 공항, 병원 내 출점을 위한 경쟁으로 수백억 손실도 감소하고 있다.

허권 위원장은 "가장 안정적이어야 할 은행이 단기 실적을 위해 장기적 성장 자원을 낭비하는 것도 옳지 않다"며 "금융소비자 또한 과도한 실적 경쟁으로 발생하는 불완전판매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은행권에 만연한 과당경쟁 문화를 하소하기 위해 구시대적 경영행태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측에 현행 KPI 제도 전면 폐지와 함께 연중 상시적으로 시행되는 캠페인과 프로모션 또한 중단할 것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금융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힌 KPI 제도 문제점을 올해 산별교섭에서 논의하고 정부 및 금융당국, 국회에도 관련 대책을 수립하고 실행해 나가겠다고 주장했다.

허 위원장은 "금융정책 전반에 흐르는 성과지상주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KPI 제도 개선을 포함한 은행건전성 감독 기준 강화 등 제도 재정비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