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부산은행 CEO 공백 5개월째 '장기화'직무대행 가능 업무 한정적…각종 사업 차질도
  •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금융지주 본점(왼쪽)과 부산 남구에 위치한 BNK금융지주 본점. ⓒ뉴데일리DB
    ▲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금융지주 본점(왼쪽)과 부산 남구에 위치한 BNK금융지주 본점. ⓒ뉴데일리DB

    하반기 금융권 곳곳에서 임원 공백이 발생하고 있어 빈틈 채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주요 직책을 총괄하는 핵심 임원들이 각자의 사유로 회사 밖을 나가 그 자리를 대체자들로 구성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BNK금융지주와 계열사 부산은행은 5개월째 수장 없는 불안한 경영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 및 부산은행장이 주가조종 혐의로 구속된 후부터다. 성 전 회장은 회장 및 행장직에 대한 사임서를 제출한 상태다.

BNK금융 회장 직무대행으로는 박재경 부산은행 자금시장본부 부행장이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박 직무대행은 지난 4월 19일 자로 부산은행에서 BNK금융 부사장으로 자리해 직무대행을 수행 중이다.

기존에 맡고 있던 자금시장본부는 서울영업본부 내 본부장이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은행장 직무대행으로는 빈대인 부행장이 기존 담당 미래채널본부와 함께 은행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BNK금융은 경영 공백 최소화와 안정적인 그룹 유지를 위해 직무대행 체제에 곧바로 돌입했지만 장기전이라는 블랙홀로 빠지고 있다.

현재 회장 및 행장 최종 후보 3인에 대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결정만 남겨둔 상태지만 팽팽한 의견 대립으로 파행만 지속되는 상황이다. 

임추위가 다음 달 8일로 또다시 재논의 시간을 미룬 만큼 그때도 차기 회장을 뽑지 못한다면 공백 상태가 6개월 이상 연장돼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다.

성세환 전 회장과 함께 구속된 BNK금융 박영봉 전략재무본부 부사장 자리엔 황윤철 경영지원본부 상무가 맡게 됐다. 

황 상무는 기존 담당인 경영지원본부와 전략재무본부를 모두 총괄하게 된 셈이다.

KB금융지주의 계열사인 KB데이타시스템도 최근 대표이사가 스스로 물러남에 따라 직무대행 체제로 돌입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경영지원그룹 부행장이던 이오성 대표가 박홍배 노조위원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노조가 해임을 요구했고, 이 대표가 책임을 느껴 사임을 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1일 이오성 KB데이터시스템 대표가 떠나고 이 자리에 박헌종 부사장이 직무대행을 맡게 됐다. 

농협은행도 이창헌 부행장이 지난달 말 건강, 휴식 등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이창헌 부행장이 총괄하던 마케팅·개인고객본부는 기업고객본부 박규희 부행장이 모두 맡게 됐다.

이렇듯 갑작스럽게 공백이 된 핵심 임원 자리에 새로운 인물을 뽑지 않고 직무대행 체제로 구성하는 것은 새로운 인물을 선출하기엔 애매한 시기이고, 그 자리를 대신할 마땅한 인사도 당장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무대행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이다.

공석인 자리에 직무대행이 결제 권한을 갖지만 적극적으로 의견을 행사하기는 어렵고, 벌려놓은 각종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여기에 경영 공백 사태가 길어지게 되면 리스크 상승은 물론이고 기업 이미지와 신뢰도 하락은 피할 수 없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BNK금융지주와 계열사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CEO 리스크가 장기화되는 만큼 어떤 인물을 회장으로 선출해야할 지 임추위의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부산은행장 최종 3인 면접은 예정대로 치뤄졌지만 발표 시기는 회장 선출 분위기를 보고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