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조합원 모집 53% 달성에도 토지주 사업 철회 입장 밝혀업무대행사 약속 불이행 문제 삼아 시간끌기 조합원 불안 가중
  • ▲ 경기 북부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던 녹양역 스카이59가 토지주와 업무대행사 간 감정다툼으로 조합원 모집이 중단됐다. 홍보관 왼쪽으로 현대 힐스테이트 아파트는 주택조합사업으로 추진, 내년 입주를 앞두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 이보배 기자
    ▲ 경기 북부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던 녹양역 스카이59가 토지주와 업무대행사 간 감정다툼으로 조합원 모집이 중단됐다. 홍보관 왼쪽으로 현대 힐스테이트 아파트는 주택조합사업으로 추진, 내년 입주를 앞두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 이보배 기자

     

    경기북부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던 '녹양역 스카이59' 지역주택조합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1차 조합원 모집 결과 53.27% 1375가구 모집이라는 성과를 거뒀으나, 지난달 30일부터 홍보관 문이 굳게 닫힌 채 2차 조합원 모집이 중단된 상태다.


    녹양역 스카이59는 의정부시 가능동 일대에 59층 고층아파트 2581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시행사는 가칭 의정부녹양역세권주상복합주택조합(이하 조합), 예정시공사는 대우건설이다. 자금관리는 ㈜무궁화신탁, 업무대행사는 청원산업개발㈜이 각각 맡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28일 주택홍보관 개관 이후 연일 북적였던 홍보관은 8월 현재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지역주택조합사업의 근간이 되는 토지문제가 불거지면서 이해 당사자 간 법적다툼이 시작됐고, 이 같은 이유로 사실상 2차 조합원 모집이 멈춰버린 것.


    토지주인 원흥주택건설(대표이사 조성휴)은 지난 4월 조합과 매매약정서를 체결하고, 주택조합사업을 본격화했다. 같은 달 28일 주택홍보관을 오픈하고 조합원 모집이 한창이던 5월 원흥주택건설은 마음을 바꿨다.


    사업진행 과정에서 업무대행사와 처음 약속했던 내용들이 이행되지 않아 이들과 함께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이와 관련 원흥주택건설은 자금을 관리하고 있는 무궁화신탁에 토지소유권 행사와 관련된 내용증명(자금집행정지 건)을 보내 조합원들의 계약금을 묶어놓은 상태다.


    원흥주택건설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사업으로 진행을 결정하면서 업무대행사와 30층 이하만 조합원을 모집하고 30층 이상은 일반분양하기로 의견을 나눴으나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전체적인 사업 역시 원흥주택이 주체가 되는 것으로 알고 토지매매약정서를 체결했다"고 말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업무대행사와 얘기했던 내용들이 지켜지지 않자 거듭 시정조치를 요구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원흥주택건설 관계자는 "업무대행사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조합원들의 돈으로만 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조합원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무궁화신탁에 내용증명을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업무대행사의 사업의지 확인을 위해서라도 토지매매에 대한 계약금을 일부 준다면 나머지는 조합 구성 후 받는 조건으로 사업을 진행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토지를 둘러싼 원흥주택건설과 업무대행사 간 감정다툼에 조합원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지역조합 아파트는 인기 만큼 피해 사례도 많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게 사실이다.

     

  • ▲ 지난 4월 개관한 녹양역 스카이59 홍보관은 현재 문이 굳게 닫혀 있다. = 이보배 기자
    ▲ 지난 4월 개관한 녹양역 스카이59 홍보관은 현재 문이 굳게 닫혀 있다. = 이보배 기자


    특히, 의정부에서는 주택조합아파트 분양사기로 1177명이 440억원이 피해를 본 사례가 있기 때문에 작은 소식 하나에도 조합원들 걱정은 커질 수밖에 없다.


    녹양역 스카이59 조합원 A씨는 "조합원들은 토지주와 원만하게 합의하고 있다 업무대행사의 얘기만 믿고 있다"면서 "업무대행사는 토지문제만 합의 되면 사업을 진행하는 데 문제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업이 지체 되면 추가 분담금 발생 등 조합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토지에 대한 부분이 정확하게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이 어긋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진행되더라도 길어지는 기간, 그에 따른 추가 자금 발생 우려로 잠을 설칠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조합 측은 원흥주택건설에 '소유권이전금지청구권 가차분신청'을 내고 본안소송을 준비 중이고, 원흥주택건설은 '분양금지가처분신청' 1심을 진행 중이다.


    원흥주택건설 관계자는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조합원들에게는 1원 한 푼 피해가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토지주와 업무대행사 간 감정다툼에 지금 당장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은 조합원 모집 상담사들이다. 지난 6개월 녹양역 스카이59를 홍보하고 조합원을 모집했으나 수수료를 비롯한 홍보비 일체를 지급받지 못한 것. 무궁화신탁의 자금집행정지로 인해 자금줄이 막혀 있어 상담사들의 수수료도 지급되지 않고 있다.


    상담사 B씨는 "홍보관 개관 전부터 자비로 홍보물을 만들어 조합원을 모집해 왔다"면서 "수차례 업무대행사 대표와 만나 수수료 해결을 요구했지만 차일피일 미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원들의 불안감도 불안감이지만 우리는 6개월 간 임금을 못 받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달 말까지 전기세를 내지 않으면 상담사들의 업무공간 전기도 끊길 정도"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무대행사인 청원산업개발 측 입장을 들어보려 했으나, 담당자는 휴가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고, 대표 김모씨는 거듭 요청한 전화와 문자에도 답이 없었다.


    지역주택조합사업의 경우, 토지 확보가 성패를 좌우한다. 사업부지의 95% 이상 소유권을 확보해야만 사업승인 신청이 가능하고, 토지가 확보되지 않으면 사업이 표류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업초기 탄탄대로를 달렸던 녹양역 스카이59를 둘러싸고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인근 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사업이 무너질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S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현재 조합원 모집이 멈춘 상태이긴 하지만 문의는 이어지고 있다"면서 "의정부 내부에서는 이 사업이 쉽게 무산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로 옆 부지인 현대 힐스테이트도 주택조합사업으로 진행됐는데 이례적으로 사업이 빠르게 추진되는 등 전국 주택조합사업 사례 중에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면서 "이 같은 성공을 옆에서 지켜본 스카이59 토지주와 업무대행사가 사업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