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시기 사업 시작한 CU, GS25, 세븐일레븐 등과 점포 수 3배 이상 벌어져
30평 이상 점포만 오픈 전략 국내에선 무리 지적
  • ▲ 미니스톱 내부 모습. ⓒ미니스톱
    ▲ 미니스톱 내부 모습. ⓒ미니스톱


    편의점업계의 점포 확장 경쟁이 치열하다. 한 건물에 2~3개 편의점이 입점하는 등 출혈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미니스톱만 확장 속도를 늦추면서 업계 4위(점포 수) 마저 위협받고 있다. 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사명을 바꾼 이마트가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편의점 점포 수는 대중적 인지도와 영업이익 구조에서 중요한 척도 역할을 하기 때문에 미니스톱의 성장세가 멈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990년 1호점을 오픈한 미니스톱은 비슷한 시기에 사업을 시작한 CU, GS25, 세븐일레븐 등과 점포 수가 3배 이상 벌어졌다.

    실제로 7월 말 기준 각 편의점 점포수는 CU 1만1949개, GS25 1만1911개, 세븐일레븐 9031개로 집계됐다. 미니스톱은 2401개로 차이가 벌어진다.

    2014년 사업을 시작한 이마트24(전 위드미)가 현재 점포수 2247개, 연말까지 2700여개로 확장 계획을 세우고 있어 이마트24의 미니스톱 추월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미니스톱의 이러한 더딘 확장은 대형 매장 점포 출점만 고집하기 때문이다.

    미니스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30평 이상 점포만 출점하는 것으로 내부 방침을 변경했다. 이는 1인 가구 증가 등 변화하고 있는 고객 동향에 맞춰 상품 구색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30평의 규모는 타사 편의점과 대비해 통상적으로 20% 정도 넓은 수준이다. 일본의 편의점처럼 여유 공간을 늘리고 상품 구성도 다채롭게 꾸려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를 본다는 계산이다.

    미니스톱은 타사대비 넓은 매장을 통해 소프트아이스크림, 후라이드 치킨 등 패스트푸드를 주력 상품으로 밀고 있다. 타사 편의점과 비교해 조리 시설을 갖춘 공간이 의무적으로 필요한 셈이다.

    그러나 미니스톱이 내세우고 있는 차별화 전략이 한국시장에서 통할지에 대해선 업계 관계자들도 물음표 던지고 있는 상황이다.

    30평 이상 규모의 점포는 임대료가 비싸 편의점으로 높은 수익을 보기 어렵다. 마땅한 매물도 없어 새로운 신규 점포를 확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점포들은 대부분 크기가 작아 30평을 맞추려면 두 곳을 임대해 하나로 합치는 작업을 해야한다. 

    작은 규모로도 오픈이 가능한 타사들과 점포 수가 벌어지는 이유다.

    경쟁사인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도 큰 점포에서는 미니스톱의 패스푸드와 유사한 대부분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별성을 느끼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일례로 GS25의 경우 소비자가 직접 젤라소프트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젤라소프트라 기기'를 도입했다. CU, GS25, 세븐일레븐에서는 한 마리 치킨도 판매하고 있어 미니스톱의 특색이 많이 퇴색된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미니스톱의 전략은 다른 편의점들이 매장을 크게 확대하려 하는 생각과 비슷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국내 여건을 봤을 때 30평 규모만 오픈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편의점에서 취급하는 상품 수가 다양해짐에 따라 패스트 푸드의 차별성도 많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다. 미니스톱이 너무 안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미니스톱 측은 질적 성장을 중시하면서 현재의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30평 정도의 점포만 오픈한다는 전략을 취하면서 출점이 다소 늦어지는 건 맞다. 그러나 우리가 원하는 성장은 출점 수 보다 질적인 향상이기 때문에 문제 될 것 없다"며 "상품 차별화 역시 편의점의 수가 많아지면서 흡사한 상품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건 인정한다. 다만 우리는 이미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신제품 등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