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영업성적·재무성과 이어져잠재리스크·유동성 우려는 '숙제'
  • ▲ 서울 서초구 소재 롯데건설 본사. ⓒ연합뉴스
    ▲ 서울 서초구 소재 롯데건설 본사. ⓒ연합뉴스


    롯데건설이 올 상반기 주택 사업을 중심으로 우수한 영업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우수한 영업성적은 재무구조에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건전성이 한층 강화됐다. 다른 한편으로는 먹거리 확보에도 충실하면서 '곳간'도 든든히 했다.

    다만 주택 사업을 중심으로 미청구공사액이 늘어나면서 잠재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재무활동과 투자활동으로 유동비율도 감소하고 있어 유동성 우려가 부상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28일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롯데건설은 상반기 매출 2조5567억원, 영업이익 1993억원을 기록하면서 7.79%의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2조56억원에 비해 27.4%올랐으며 영업이익은 201.7% 뛰었고, 영업이익률은 4.5%p 급증했다.

    매출액 증가율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건설 부문 기준) 가운데 가장 많이 뛰었으며 영업이익은 포스코건설(287.3%)에 이어, 영업이익률은 대우건설(+4.72%p) 다음으로 2위에 랭크됐다.

    이처럼 우수한 영업성적의 배경에는 '롯데캐슬'로 대변되는 주택사업이 지목된다.

    주택사업 부문의 매출 및 수주잔액 비중은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주택사업 매출 비중은 2014년 27%에서 2015년 36%, 2016년 37%로 매년 증가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49%에 달한다.

    미착공 프로젝트를 제외한 주택사업의 수주잔액 비중도 2014년 41%, 2015년 46%, 2016년 57%를 기록하면서 상승 가도를 달렸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45%가량이 주택에 집중돼 있다. 올해 롯데건설은 지난해(1만6398가구)보다 5.68%(933가구) 더 많은 1만7331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주택사업 규모 및 비중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판매율도 2014년 83%, 2015년 97%,  2016년 98%, 올 상반기 96%를 기록하면서 흥행몰이에도 성공하고 있다. 반면 미분양은 2014년 1614가구, 2015년 288가구, 2016년 189가구로 점차 줄어들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203가구로 집계됐다.

    뿐만 아니라 주택 부문에 이어 매출 비중이 높은 건축 부문(26.7%)도 지난해 상반기 6045억원에서 6835억원으로 매출액이 13.0% 증가했으며 해외 부문도 893억원에서 1855억원으로 107.5% 늘어났다.

    롯데건설 측은 "주택 경기가 좋았던 지난해 수주한 단지들이 공사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건축·토목·플랜트·해외 부문 역시 모두 지난해 수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우수한 영업성적은 '빚 줄이기'로 이어지면서 재무건전성도 끌어올렸다.

    총차입금 감소(-20.6%)로 차입금의존도가 50.1%에서 38.1%로 11.9%p 줄어들었으며 부채비율도 153.9%에서 143.1%로 10.8%p 감소했다. 부채가 줄어들면서 이자비용도 감소해 이자보상배율도 2.02배에서 7.56배로 뛰었다.

    '일감 확보'에도 우수한 실적을 보였다. 상반기 기준 수주잔액은 25조6123억원으로, 1년 전 23조8411억원에 비해 7.42% 증가했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롯데건설보다 수주잔액이 더 많이 증가한 곳은 현대엔지니어링(23조→27조원, 14.6%)이 유일했다.

    늘어난 수주잔액은 상반기 매출액 기준으로 10년가량의 먹거리에 해당된다. 또 상품용 토지의 경우 141억원에서 518억원으로 266.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부족한 유동성과 잠재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있다.

    롯데건설의 미청구공사액은 861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698억원에 비해 83.2% 늘어났다. △주택 부문 252.7% △해외 부문 69.1% △플랜트 부문 50.3% 등으로 주택 부문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10대 건설사들은 전반적으로 13.3%가량 미청구공사액을 줄이는 기조였으나, 롯데건설은 현대산업개발(2406억원, +96.5%)과 유이하게 미청구공사액이 늘어났다.

    유동비율은 154.9%로, 지난해 상반기 157.1%에 비해 2.21%p 감소했다. 특히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상반기 5274억원에서 41.4% 감소한 3087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황덕규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주택사업 규모나 비중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른 실적 가변성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8·2대책의 영향으로 국내 주택경기 하방압력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국내 분양경기 변동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단기 유동성 위험은 낮은 수준으로 판단되지만, 지속적인 충당금 설정에도 비경상적 손실이 재발하고 있다"며 "당분간 추가적인 미수채권 부실화 및 PF우발채무 현실화 여부 등에 대한 모니터링 역시 필요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