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기구(TF) 구성도 지지부진
  • ▲ 국토부.ⓒ연합뉴스
    ▲ 국토부.ⓒ연합뉴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의 통합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논의가 지체되고 있다. 통합 여부를 논의할 전담기획반(TF)조차 꾸리지 못하는 실정으로 29일로 예정된 대통령 업무보고 내용에서도 빠졌다.

    국토부 계획과 달리 올해 안에 결론을 도출하기 사실상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28일 국토부에 따르면 29일 국토부·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 합동으로 진행될 첫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교통분야 중 관심을 끄는 코레일과 SR의 통합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현재 철도 운영 상황에 대한 평가가 완료되지 않아 보고할 만한 내용이 없다는 설명이다.

    코레일·SR 통합 논란과 관련해 국토부는 지난 6월 문재인 정부에서 인수위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7월 중 전문가가 참여하는 TF를 꾸려 통합·분리 운영에 따른 장단점을 분석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통합 여부는 9월께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 맹성규 국토부 제2차관은 7월13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안에 (코레일·SR) 통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휘발성이 강한 민감한 사안인 만큼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TF는 아직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 TF를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따라 위원회 형식으로 구성한다는 구상 정도만 윤곽이 잡힌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위원회 구성 규모나 위원 선정방식 등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는 했지만, 크게 진전은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 내에선 위원회 구성 시기를 놓고도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위원회부터 구성하자는 의견과 위원회가 평가과정에 관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상황 평가가 어느 정도 진행된 후 구성하자는 견해가 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철도 운영 상황을 평가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외국 사례는 물론 2008년 옛 국토해양부가 발주했던 '철도산업 구조개혁 성과평가 및 향후 과제' 연구용역을 참고해 성과 평가에 반영할 항목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국토부 계획과 달리 통합 여부 결론이 해를 넘길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토부가 이달 안에 평가항목 조사를 마쳐도 평가 진행, 위원회 구성과 평가결과의 적정성 판단, 추석 연휴 기간 등의 여건을 고려할 때 남은 일정이 빡빡하다는 것이다.

    국토부가 사안이 민감하다며 조심스러운 접근 태도를 보이는 것도 연내 결론 도출이 어려울 거라는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짚어볼 게 많고, 통합 여부에 대한 논의가 불필요한 논쟁으로 이어지는 것을 원치 않아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며 "평가 결과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와야 하므로 (결론 도출 시기는) 앞으로 진행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토부가)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논의하는 게 아니다"며 "모든 진행 상항은 공개해 투명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철도업계 일각에서는 통합 여부 논의가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철도업계 한 관계자는 "새 정권 초기 통합 논의에 대한 의지가 있을 때 속도를 내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추진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