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백화점·도서상품권 판매 대행 서비스 줄줄이 중단디지털 금융·비대면 채널 확대로 메리트 없고 수익성도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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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금융 트렌드에 발맞춰 은행들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 촘촘한 영업망을 발판삼아 창구에서 판매되던 기차표나 상품권은 고객 수요 감소와 저조한 수익성을 이유로 하나 둘 자취를 감추는 분위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날을 기준으로 영업점에서 문화상품권과 도서상품권을 더 이상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2013년 서비스를 선보인 뒤 5년 만에 사업을 접는 셈이다. 

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의 수요가 많지 않고 모바일이나 비대면 채널 판매 활성화로 인해 문화 및 도서 상품권 판매 대행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며 기프티콘 등 모바일 기반 상품권 이용도가 급증했고, 종이로 된 상품권을 찾는 고객들은 점점 줄고 있기 때문이다.

KEB하나은행도 현재 지점에서 판매하는 백화점 상품권들을 올해 말까지만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 2004년 5월부터 은행 영업점에서 롯데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으나 찾는 고객이 거의 없어 서비스 중단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은행권에는 상품권뿐만 아니라 기차표, 축구 경기 입장권 판매 대행 서비스가 유행처럼 번졌다. 

금융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은행을 직접 방문한 고객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이색 서비스를 제공한 셈이다.

특히 설이나 추석 명절을 앞두고 회사 직원이나 거래처에 선물하기 위해 대량의 상품권을 찾는 기업 고객들에게 안성맞춤이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까운 곳에서 상품권을 구입할 수 있다보니 시간 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었다. 

은행들 역시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해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삼으면서 경쟁적으로 판매 대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면서 금융권 내 이같은 문화는 빠르게 사라졌다.  

매년 대규모 영업점 통폐합으로 지점 찾기는 점점 어려워졌고, 스마트폰으로 쇼핑이나 금융 거래가 간편해지면서 은행들의 판매대행 서비스는 매력을 잃은 것이다. 

수익성이 미미한 점도 은행들이 판매 중단 결정을 내리는데 영향을 미쳤다. 

판매은행에서 상품권을 팔면 평균 3~6%선의 수수료가 남는데, 인건비나 관리 비용을 감안했을 때 오히려 손해라는 지적도 꾸준이 제기돼왔다. 

편의성을 앞세워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했으나 찾는 고객은 줄고 수익성마저 없다보니 애물단지 서비스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계속 대두되는 가운데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들을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서비스는 최대한 줄이고 디지털 트렌드에 맞는 서비스를 확대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