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79%' 국내건축·해외, 원가율 동반 상승유동비율·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모두 '악화'미청구공사액·8000억원대 PF우발채무도 부담
  • ▲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 ⓒ한화건설
    ▲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 ⓒ한화건설


    한화건설이 부진한 상반기 영업성적표를 받았다. 해외에서의 원가율 상승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저조한 영업성과는 재무구조에도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화건설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7.12%에서 올 상반기 5.20%로 1.91%p 하락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1개사 가운데 현대건설(-1.92%p)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낙폭이다.

    이는 매출의 경우 1조2321억원에서 1조4957억원으로 21.3% 증가하면서 11개사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영업이익이 878억원에서 779억원으로 11.2% 빠졌기 때문이다.

    영업이익 감소는 전체 매출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국내건축(52.3%)과 해외 부문(27.1%)의 원가율이 증가하면서다.

    이들 사업 부문의 원가율은 국내건축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82.9%에서 올해 87.3%로 4.36%p가 증가했으며 해외는 86.2%에서 99.8%로 13.5%p 뛰었다.

    때문에 전체 매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와 관련한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 12월 본 프로젝트와 관련, 이라크 정부로부터 5억6000만달러의 대규모 매출채권을 회수해 자금 부담을 상당 수준 완화하고 현금유동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IS 사태에 따른 정정불안과 저유가로 인한 재정여력 약화로 공사 진행이 지체되고 있다.

    황덕규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공기가 다소 지연되고 있어 공사기간 준수를 위한 공사비 투입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라크 정부의 어려운 재정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추가 자금회수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인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연내 예정된 중동 지역 화공 플랜트 공사 준공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준공과정에서 추가적인 원가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며 건축 부문 역시 본격적인 공사비 투입이 진행되면서 중단기적 현금흐름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업성적 부진은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유동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108.3%에서 81.4%로 26.9%p 줄어들었다. 이는 11개사 평균 하락률 10.8%p를 이상으로 떨어진 것이다. 특히 유동부채가 35.2% 증가하면서 11개사 중 가장 낮은 유동비율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37.6%로 11개사 평균 129.6%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54.0%p 증가하면서 11개사 중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총부채가 소폭 증가(+1.89%)한 반면 총자본이 21.2%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본총계 감소는 차입금의존도 증가(+9.22%p)에도 영향을 미쳤다. 총차입금이 2조1370억원에서 1조8615억원으로 줄어들었지만, 총자본 감소로 의존도가 심화됐다.

    잠재리스크로 꼽히는 미청구공사액도 7479억원에서 7781억원으로 4.03% 늘어났다. 11개사 평균은 11조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3조원에서 9.81% 감소했다. 대형건설사들이 잠재리스크 감축에 나선 반면 한화건설은 이를 역행한 셈이다.

    PF우발채무는 △김포풍무 1차 3950억원(준공) △화성향남 1750억원(876억원 충당부채 계상) △용인상현 1233억원 등 8873억원에 달한다. 점진적인 착공 전환으로 미착공 비중이 축소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화성향남 등 미착공 사업장(2533억원)과 2014년 완공 후 장기 회수 지연되고 있는 김포풍무 1차, 서울숲 주상복합(600억원) 관련 PF차입금의 경우 만기연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총차입금과 PF우발채무 등 수익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이 과중한 수준이며 연이은 대규모 손실로 대외신인도가 하락해 차입구조도 단기화되고 있다"며 "특히 과거에는 자금조달 방안으로 사용하지 않던 기업어음, 공사비 유동화 채무 등을 활용하기 시작해 차입금 구성 및 만기구조에 대해 보다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선영귀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높은 금융비용,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 및 배당 부담 등으로 차입금 감축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아울러 유가가 현 수준에서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낮아 어려운 이라크 재정상황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운전자금의 원활한 회수가 차입금 감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