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오전 중 산은에 상표권 관련 입장 회신산은 측 "기존 입장과 다른 내용, 법률검토 중"
  •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금호아시아나그룹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금호아시아나그룹


    금호타이어 매각의 마지막 관문인 금호 상표권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금호산업 측이 산업은행에 금호 상표권에 대한 의견을 회신한 가운데, 당초 산은이 제시한 안과 다른 내용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이날 오전 금호타이어 채권단인 산업은행에 금호 상표권 관련 입장을 회신했다.

    금호산업이 회신한 내용은 당초 산업은행이 제시한 요율 0.5%, 사용기간 20년에서 일부 수정된 내용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산업은행은 금호산업 측과 상표권 관련 의견을 조율하지 못하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결국 수차례 공방을 벌인 끝에 산은은 금호산업 측이 제시한 요율 0.5%, 사용기간 20년을 수용하기로 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이날 금호산업이 산은의 제시안과 다른 의견을 제출하면서 또 다시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오전에 관련 내용을 받았으며, 현재 관련 부서에서 법률 검토 중에 있다"며 "정확한 내용은 법률검토가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에서도 이날 오전 관련 내용을 회신했다는 것은 인정했다. 단, 내용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금호산업에서 오전에 상표권 관련 의견을 산은 측에 회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확한 내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금호산업 측의 이번 회신이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 부활을 앞두고 시간을 벌기 위함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상반기 실적이 적자전환하는 등 경영 악화에 직면함에 따라 매각 가격 조정을 채권단에 요청한 바 있다.

    지난 3월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당시 인수가격은 9550억원이다. 더블스타 측은 경영악화 등의 이유를 근거로 16.2% 할인된 8000억원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채권단과 더블스타는 가격 인하 등의 신규 계약을 체결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경우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은 부활하게 된다.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부활하면 금호타이어를 되찾기 위해서는 현재 유력한 계약금인 8000억원의 10%인 800억원을 마련해야 한다. 박 회장이 해당 대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우선매수권은 재차 박탈 당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이 더블스타와의 새로운 SPA를 체결한 이후로 상표권 계약 체결을 연기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금호 상표권 관련 확답을 주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