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시대 '연결성' 강조…계열사 시너지 및 생태계 강화로 '신시장 개척' 집중"생활가전, IoT 역량 강화·B2B 사업 확대 등 투자와 노력 기울일 것"총수 부재 따른 '사업구조 재편 및 M&A' 문제 토로…"참담한 심정"
  • ▲ 윤부근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삼성전자
    ▲ 윤부근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삼성전자


    [독일(베를린)=연찬모 기자]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이 IoT(사물인터넷) 시대에 따른 '연결성'을 강조하며, 업계 리더로서의 비전을 제시했다.

    윤 사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웨스틴 그랜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혁신 기술을 통한 신시장 개척 의지를 내보였다.

    그는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대다수 가전·IT 제품과 IoT 관련 기술을 폭 넓게 
    확보하고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며"'연결성의 시대'에 차별화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삼성전자만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각 사업 부문의 제품 혁신 뿐만 아니라, 전 분야를 망라한 토탈 IoT 역량을 확보해 왔다는 자신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윤 사장은 회사 각 부문의 시너지와 외부 생태계 강화를 통해 기존 시장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의 일상을 변화시키는 가치를 만드는 데 전념한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특히 윤 사장은 기존의 소모적 경쟁보다 소비자의 잠재적 요구를 우선적으로 해결하는 신시장 창출에 집중하겠다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근 전자업계는 유래없는 시장 성장 정체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시장에서 경쟁하기 보다 소비자의 잠재 요구를 발굴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최근 TV, 냉장고, 세탁기 등 CE부문에서 다방면으로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

    '더프레임' TV를 통해 소비자와 작가를 연결해 주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만들었으며, HDR 콘텐츠 확산을 위해 독자 기술인 'HDR10플러스'의 오픈 소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세탁기의 경우 세탁시간을 절반으로 줄인 '퀵 드라이브'와 같이 매년 새로운 혁신 제품과 기술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빌트인 가전시장이 큰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전문 유통을 강화하고 IoT를 연계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윤 사장은 "향후 전자업계의 변화 속도와 방향은 쉽게 예측하기 어려워 소비자와 시장의 관점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찾아 대응하는 기업만이 살아 남을 것"이라며 "CE부문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IoT 역량 강화, 새로운 시장 창출, B2B 사업 확대에 집중적인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오는 10월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될 개발자회의에서 삼성전자의 클라우드 소스를 공개해 외부 생태계 강화를 가속화 할 것"이라며 "삼성의 IoT 기술이 소비자 삶에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내년 CES를 기대해 달라"고 피력했다. 

    한편 윤 사장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형 선고에 따라 대두된 경영문제에 대해서는 참담한 심경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실제로 최근 AI 관련 M&A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가 무산된 사례도 조심스레 언급하며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윤 사장은 "선단장이 없는 배를 타고 고기를 잡으러 간다고 생각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외부에서는 별게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미 참담할 정도로 애로사항을 느끼고 있다"면서 "배에 타고 있는 사람하고 배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과의 시각차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프고 두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현재 (이 부회장이) 부재중이기때문에 미래를 위한 투자라든지 사업구조 재편에 대한 애로사항이 많이 있다"며 "IT업계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저희의 경우 각자가 사업부문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사업구조 재편이나 M&A 등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경영이라는 게 실제로 현장을 보고 느끼고 글로벌한 네트워킹 통해서 세상의 리더를 만나고, 그것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 통해 미래를 만들어나가야 하는데 하나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연신 한숨을 내뱉었다.

    윤 사장은 이 부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것에 대해서도 "몇가지 말씀하신 것이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이 자리에서 언급하기는 곤란하다"며 "비즈니스에 관련된 이야기고 1등에 대해 말씀하셨다는 것 외에는 더 이상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