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도 2015년까지 총수로 간주… 친족 회사 3곳 사익편취 규제대상

공정위 "이해진, 총수 맞다"… 지분율과 실질 지배력 모두 고려

국민연금 등 경영 참여 안 해… 1% 미만 주주 절반
"이미지 타격·국외 투자활동 제약 주장 이해 안 돼"

임정환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9.03 11: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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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네이버 설립자.ⓒ연합뉴스


네이버가 준대기업집단에 포함된 가운데 총수로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지정됐다.

이 창업자가 모든 지분을 보유한 (유)지음과 친족이 지배하는 2개 회사가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으로 분류됐다.

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 57개 기업집단(재벌)이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네이버는 이번에 자산 규모 5조원 이상 10조원 미만으로 신설된 준대기업집단에 동원·SM(삼라마이더스)·호반건설·넥슨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동일인(총수)으로는 창업자로 이사회 전 의장을 지낸 이 GIO가 지정됐다. 이 GIO는 앞으로 네이버의 집단 지정 자료와 관련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동일인은 해당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법인이나 자연인을 뜻한다. 보통 기업집단의 총수가 지정된다. 삼성과 현대자동차의 동일인은 각각 이건희, 정몽구 회장이다.

네이버와 이 GIO는 네이버를 '총수 없는 기업집단'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공정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네이버 동일인 지정은 관심이 높고 앞으로 중요한 선례가 되는 만큼 신중히 판단했다"며 "관련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현재 네이버 동일인은 이해진 창업자"라고 밝혔다.

동일인의 기업집단 지배 여부는 지분율과 지배력을 고려해 판단한다.

공정위는 이 GIO(4.31%)와 임원(0.18%)이 보유한 지분이 4.49%이지만, 실질적인 지배력 행사에 있어 유의미한 수준이라고 봤다.

우선 경영 참여 목적이 없다고 공시한 국민연금·해외기관 투자자(20.83%)를 제외하면 4.49%는 최다 출자지분이다.

네이버는 1% 미만 소수 주주 지분이 50.31%에 달하는 등 지분 분산도도 높다.

여기에 최근 미래에셋대우와 경영권 안정의 목적으로 자사주를 교환해 1.71%의 우호지분까지 확보했다.

공정위는 남은 자사주 10.9%를 추후 경영권 안정을 위해 추가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다.

이 GIO는 회사 설립 이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지냈고, 현재도 사내이사다. 대주주 중 유일하게 경영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네이버 이사회의 유일한 대주주 이사이기도 하다. 다른 대주주가 추천·선임한 이사는 없다.

이 GIO는 사외이사 추천위원회의 사내이사로,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의 영향력도 간과할 수 없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네이버가 지난 2015년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관련 자료를 내며 이 GIO를 동일인으로 했던 것도 참고됐다.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이 GIO를 설립자로 공시하고, 집단 내에서 설립자로서 입지와 인식이 분명한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총수 지정으로 이 GIO가 100% 지분을 가진 경영컨설팅회사(지음)과 각각 4촌·6촌 친족이 지배하는 음식점(화음·50%), 항공여행사(영풍·100%) 등 3개 회사가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으로 분류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 내부거래 현황 등을 살펴볼 계획"이라며 "이들 3개사 매출은 700억원쯤으로 네이버 동일인 지정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앞으로 네이버 일본 계열사와 주식 현황 등의 자료를 받아 검토한 뒤 공개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본 계열사 자료는 받았으며 이 GIO 보유지분은 확인 안 됐다"며 "일본 계열사는 규제대상에서는 빠진다. 현재 국회에서 법 개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공정위는 총수 지정 기준이 모호하고, 공정위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이뤄진다는 의견에 대해 "네이버 외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삼성 이건희 회장과 롯데 신격호 명예회장의 경우 지분은 있지만, 경영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총수 지정 기준이 모호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 지정은 지분과 지배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며 요건은 하나만 충족하면 되는 것"이라며 "(두 사례는) 자녀, 친족을 통한 지배구조가 바뀔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네이버는 이 GIO가 총수로 지정되면 이미지에 타격을 입어 국외 기업활동에 제약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해가 안 간다"며 "그런 논리면 삼성, 현대차도 대외 이미지가 나빠지고 투자 활동도 안 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다만 공정위는 기업집단 지정기준과 관련해선 제도 개선의 여지를 뒀다. 공정위 관계자는 "자산순위나 GDP방식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고, 오는 11월께 관련 연구용역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들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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