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대신 신용대출 선택하며 '풍선효과' 발생"규제 안받는 지역 중심으로 '주택대출' 큰 폭 상승"
  • ▲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대출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데일리DB
    ▲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대출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데일리DB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후 한 달이 지났지만 대출 수요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를 받지 않는 지역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늘었고, 규제를 받는 지역도 담보대출 대신 신용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올들어 두번째로 증가했고, 신용대출은 10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 등 시중은행 5곳의 지난달 3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69조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달보다 2조4654억원 증가한 규모로 지난 6월(2조7486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폭이다.

    특히 7~8월은 통상 여름 휴가철이라 주택시장이 비수기로 분류되는데도 7월 증가액과 비교해도 6619억원이 늘어났다.

    지난달 2일 정부의 대출 규제 발표 후 은행권은 서울 11개구와 세종시 등 투기지역에서 6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의 한도를 40%로 강화했다. 

    하지만 23일 서울 전역과 과천, 세종시 등에 대한 한도 상향이 조정되면서 규제를 받지 않는 기간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한도 조건이 강화되면서 신용대출로 넘어가는 넘어가는 '풍선효과'도 이어졌다. 5대 은행의 지난달 신용대출 잔액은 93조9189억원으로 한 달 새 1조3900억원이 증가했다. 7월 신용대출 증가액이 7012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2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때문에 부동산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대출 증가세가 쉽게 줄어들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택담보대출을 과도하게 규제할 경우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부채의 질만 나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만 대출 규제가 본격 시행된 만큼 당장 이달부터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예고된 만큼 대출이 예전처럼 쉽게 늘지는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높은 수준의 금리를 부담하더라도 규제 영향을 받지 않는 곳으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종종 발생했었다"며 "신용도가 낮은 취약계층의 위험성이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