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얀트리 '페스타 다이닝', 단품 1만~3만원대 선봬롯데호텔 무궁화, 기존 대비 30% 저렴한 4만원대 점심 코스 요리 출시"특급호텔들의 한식 경쟁, 갈수록 치열"
  • 페스타 다이닝.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 페스타 다이닝.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특급호텔들 내 한식당들이 콧대 높은 자존심을 버리고 최근 트렌드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올드한 한식의 이미지를 벗고 미식(美食)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문턱을 대폭 낮춘 것이다. 

8일 호텔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신라호텔의 한식당 '라연'이 호텔 레스토랑 중 유일하게 '미슐랭 3스타'로 선정되면서 호텔업계에 한식 바람이 거세졌다. 

신라호텔 '라연'은 '미슐랭 3스타'로 선정된 이후 현재까지도 3개월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할 정도로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그간 특급 호텔들은 프렌치, 이탈리안, 일식, 중식에 비해 한식은 유독 홀대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라연' 이후 한식의 위상이 높아진데다 고객들의 관심도 커지면서 한식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호텔 레스토랑은 비싸다'는 그간의 고정관념을 깨고 1만원대 단품부터 3만~4만원대 코스요리를 선보이는 등 특급호텔로서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페스타 다이닝.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 페스타 다이닝.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이하 반얀트리)은 올 초부터 6개월에 걸쳐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를 끝낸 뒤 강레오 셰프가 이끄는 한식당 '페스타 다이닝'을 야심차게 선보였다. 보통 리뉴얼은 2~3개월이면 끝나지만 인테리어에 완벽을 기하기 위해 전면 재공사에 들어가면서 6개월이 걸렸다.  

    '페스타 다이닝'은 내부 인테리어는 최근 유행하는 현대적이고 모던한 느낌을 강조했지만 메뉴는 정통 한식으로 구성해 고정관념을 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타 셰프가 운영하지만 가격대는 단품 기준 1만~3만원, 코스 요리는 4만~5만원대로 가성비를 앞세웠다. 시그니처 메뉴인 '산 5-5 골동반상(비빔밥 반상)'은 3만2000원으로 가장 인기가 많다.  


    반얀트리 관계자는 "트렌디한 미식 경험을 추구하는 푸디(Foodie)와 레스토랑 이상의 트렌디한 공간을 찾아나서는 SNS 유저의 방문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며 "오픈 이후 2달 간 점심 및 저녁이 풀 예약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성비 레스토랑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호텔은 한식당 '무궁화'에서 점심 코스 요리를 4만9000원에 선보인다. 기존 점심 코스 요리가 7만~8만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30% 이상 가격 문턱을 낮춘 셈이다. 

    북극해에서 갓 잡아 냉동해 신선함을 유지한 은대구를 전남 고흥산 유자로 만든 무궁화 특제 간장소스에 재워 구운 은대구구이와 기순도 명인의 된장을 베이스로 기장멸치를 넣고 끓여낸 된장찌개 등을 코스요리로 선보인다. 

    홍성원 롯데호텔서울 식음팀장은 "
    그동안 기념일이나 접대 등 중요한 자리를 빛낼 장소를 고민하는 시청과 광화문 일대 직장인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줄 방법을 고민해왔다"며 "특급호텔에서만 누릴 수 있는 세련된 서비스와 고품격 메뉴를 가성비있게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안뜨레 메뉴 이미지. ⓒ그랜드앰배서더
    ▲ 안뜨레 메뉴 이미지. ⓒ그랜드앰배서더


  •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어소시에이티드 위드 풀만은 지난달, 기존 운영하던 프렌치 레스토랑을 접고 한식당 '안뜨레'를 오픈했다. 단품은 3만원대, 점심 코스는 6만~7만원, 저녁은 8만~11만원으로 구성했다. 

    파크하얏트서울은 올 4월 24층 '더 라운지'를 리뉴얼해 한국의 프리미엄 전통차와 모던 한식 퀴진,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도심 최고층에서 한국적인 인테리어와 한식을 맛 볼 수 있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많다. 가격대는 단품 2만원대부터, 코스 요리는 6만~7만원대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
    미쉐린 가이드 서울편 발간 이후 호텔가에서 한식당이 재조명 받고 있다"며 "호텔 한식당은 나이든 어르신들만 가는 곳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브런치 카페, 이탈리안 레스토랑처럼 젊은층도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식당이라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 특급 호텔들이 문턱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
    서양식은 식재료를 수입해 쓰는 등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한식은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만들기 때문에 음식의 맛과 품질을 최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최근에는 맛과 가성비 외에도 고객들이 사진 찍기 좋은 예쁜 색감과 플레이팅까지 고려하는 등 호텔들의 한식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