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일대 대표하는 최고급 아파트 표방… 평형 침실마다 기둥 '아쉬워'평균 분양가 3.3㎡당 4160만원 책정 '솔깃', 시공사 자체보증 알선 안돼
  • 단것을 먹으면 짠 음식이 먹고 싶고, 짠 음식을 먹으면 단것이 땡긴다. 단맛과 짠맛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맛이다. '견본주택'에도 단맛과 짠맛이 존재한다. 새로운 음식을 먹을 때 음식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듯 내 집 마련에 있어서도 집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이 코너에서는 미리 보는 내 집에 대한 설명을 단맛과 짠맛에 비교해 설명한다.

     

  • ▲ 8일 개관한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견본주택을 둘러보는 내방객들. ⓒ삼성물산
    ▲ 8일 개관한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견본주택을 둘러보는 내방객들. ⓒ삼성물산

     

    삼성물산은 8일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656번지 일대에 들어서는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본격 분양에 나섰다. 견본주택이 위치한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는 입구부터 '고급스러움'이 묻어났다.


    개포 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는 지하 3층~지상 35층·31개동·전용 59㎡~136㎡·총 2296가구 규모로, 견본주택 개관 전부터 수요자 관심이 뜨거웠다.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임에도 불구하고 일반분양 물량은 고작 208가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일반분양 물량은 △59㎡ 29가구 △96㎡ 78가구 △102㎡ 58가구 △112㎡ 29가구 △136㎡ 14가구다.


    삼성물산은 개포지구에 세 번째로 선보이는 재건축 아파트인 만큼 한층 업그레이드된 '래미안'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강남권 일대를 대표하는 최고급 아파트로 조성하기 위해 이전에 없던 최첨단 시스템이 대거 적용된다. 일단 삼성물산이 자체 개발한 음성인식 기술 'Hi-래미안'이 첫 적용될 예정이다. 'Hi-래미안'은 IoT(사물인터넷) 기술에 음성인식 기능을 접목한 주거 시스템으로 스마트 주방TV 등에 적용된다.


    내부 인터리어와 마감·바닥재 역시 고급화 전략을 내세웠다. 주방가구는 세계 3대 주방가구 중 하나인 독일산 포겐폴을 비롯해 독일산 해커·일본산 릭실이 적용돼 고급주택 수요자들을 겨냥했고, 마루 역시 수입 원목마루 점유율 1위인 리스토네 조르다노 제품이 적용될 예정이다. 

    여기에 냉장고·김치냉장고·에어컨(전실)·전기오븐·전기인덕션 등 8가지 가전제품이 기본 제공된다.

     

  •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전용 102㎡A 거실, 136㎡·96㎡B·102㎡A 타입 침실들. 거실을 제외한 침실마다 기둥이 자리해 입주 시 인테리어에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보배 기자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전용 102㎡A 거실, 136㎡·96㎡B·102㎡A 타입 침실들. 거실을 제외한 침실마다 기둥이 자리해 입주 시 인테리어에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보배 기자


    삼성물산의 고급화 전략에도 아쉬운 점은 공개된 4개 유니트마다 크고 작은 기둥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견본주택 유니트는 공간과 딱 들어맞는 인테리어 가구로 꾸며져 있고 다수의 내방객이 한번에 둘러보기 때문에 신경써서 살피지 않으면 기둥인지 가구의 일부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


    인테리어 전문가들이 각 침실마다 콘셉트를 잡아 가장 잘 어울리는 가구를 배치해 내방객들의 눈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도 다르지 않다.


    침실별로 기둥의 위치를 잘 파악해 향후 입주 시 가구 배치 등에 대해 신경써야 하고, 유니트 속 기둥과 한몸처럼 연결된 가구는 전시용이거나 유상제공이기 때문에 구입을 원한다면 가격을 잘 따져봐야 한다.


    드레스룸도 아쉬움을 남겼다. 전용 96㎡B 타입과 102㎡ 타입은 작지 않은 평형임에도 불구하고 안방 붙방이장이 유상으로 제공되고, 두 타입의 유니트에는 붙박이장이 설치되지 않았음에도 안방 크기가 일반아파트 전용 84㎡와 비슷해 보였다.


    일반분양 공급물량에는 전용 84㎡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주지해야 한다. 재건축 아파트이기 때문에 전용 84㎡는 조합원들에게 우선 제공됐고, 전용 96㎡B타입과 전용 102㎡A타입 일반분양 공급 물량이 가장 많다. 그나마 소형평형인 59㎡는 일반분양 공급 물량이 29가구에 불과해 견본주택에 유니트가 마련되지 않았다.

     

  • ▲ 전용 96㎡ 안방 드레스룸. 붙박이장이 유상제공임을 감안하면 대형드레스룸이라는 표현이 무색한 크기에 창도 없어 환기가 불편해 보인다. =이보배 기자
    ▲ 전용 96㎡ 안방 드레스룸. 붙박이장이 유상제공임을 감안하면 대형드레스룸이라는 표현이 무색한 크기에 창도 없어 환기가 불편해 보인다. =이보배 기자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분양을 앞두고 무엇보다 관심을 끌었던 것은 분양가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평당 최고 5000만원을 호가하더라도 일단 분양만 받으면 더 많은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의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예고에 강남 재건축 시공사는 알아서 분양가 조절에 나섰다. 이와 관련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는 평균 분양가를 평당 4160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지난주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1순위 청약을 최고 510대 1로 마친 GS건설의 '신반포 센트럴자이(평당 평균 4250만원)'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전용별 분양가는 △59㎡ 10억7100만~11억2900만원 △96㎡ 15억7100만~17억3900만원 △102㎡ 16억4500만~17억7400만원 △112㎡ 17억7400만~18억9600만원 △136㎡ 19억7900만~21억7800만원이다. 


    앞서 GS건설은 평당 4250만원을 분양가로 책정해 '로또청약' 열풍을 일으켰다. 정부가 9억원 이상 고가 주택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가는 중도금대출을 중단하자, 자체 신용보증 은행 대출로 중도금 40% 알선을 약속, 강남 노른자 땅임에도 청약자들이 대거 몰린 것이다.


    다만 삼성물산은 중도금대출에는 발을 뺐다. 해당 단지가 정부의 대출 보증규제 단지임을 명시하고, 계약자의 대출금 신청을 위해 금융기관에 대출알선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시공사의 중도금대출 40% 알선에도 희망사항에 불과한 강남 입성이 래미안 강남포레스트에서는 더욱 어렵게 됐다.


    한편, 이날 견본주택을 찾은 50대 여성은 "전용 102㎡ 타입 유니트가 제일 나은 것 같다"면서 "96㎡의 경우, 일반 84㎡와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 중장년층에서 실거주목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을텐데 가전 기본제공은 큰 메리트가 아니다"고 말했다.


    인근 H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어차피 강남은 돈 있는 사람들이 청약하게 돼 있다"면서 "일반분양 물량이 적은 데다 예상보다 저렴한 분양가 책정으로 청약자가 많이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