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점 연간 매출 10조원 초반대로 곤두박질 전망… "임대료 인하 및 규제 완화 해줘야"
  • ▲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 ⓒ롯데면세점
    ▲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 ⓒ롯데면세점


    사드 잔여 발사대 4기가 추가 배치되면서 중국이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면세업계의 표정이 굳어지고 있다. 금한령 등으로 매출이 급감한 가운데, 중국인 개별 관광객 축소까지 이어질 경우 막대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면세점 연간 매출이 10조원 초반대로 곤두박질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조2757원 대비 약 2조원대 매출이 증발하는 것이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의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6.6%가량 감소한 2조553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26억원에서 74억원으로 96.8% 급감했다.

    롯데면세점의 1분기 영업이익이 372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2분기에 298억원가량의 적자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

    2위인 신라면세점은 상반기 매출이 1조7182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3.0% 신장했다. 영업이익은 431억원에서 42.1% 감소한 249억원으로 떨어졌다. 2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은 8%, 영업이익은 47% 하락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1분기 16억원, 2분기 4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 역시 상반기 270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이 개별관광객에 대한 여행 규제까지 시행할 경우 면세업계의 실적은 더 악화될 소지가 다분하다.

    복수의 면세점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중국인 매출 비중은 60~70%에 달한다. 금한령 시행 이전보다 축소했지만 보따리상 등 여전히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개별 관광객에 대한 한국 여행 완전 중단은 불가능하겠지만,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등의 행위만 시행해도 면세점의 타격은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공항면세점 임대료 인하와 관련해 면세업계와 공항공사 측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달 31일 제주국제공항 내에 있는 면세점의 임대차 계약을 조기 종료하겠다고 한국공항공사 측에 통보했다. 당초 계약 기간은 2019년 4월이었다.

    공항공사 측에서 고정비로 지급하던 임대료를 품목별 매출 대비 요율로 조정하는 절충안을 제시, 연말까지 운영 기한을 연장 계약했다. 

    롯데면세점도 임대료 인하 조정이 없을 경우 인천공항 사업권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지난 2년간 5000억원대였던 임대료가 최근에는 7700억원, 내년에는 1조1600억원, 1조1800억원으로 순으로 증가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이익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임대료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인하되지 않으면 영업 자체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롯데면세점뿐만 아니라 신라, 신세계 등 3기 사업자들 모두 한목소리로 임대료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고 임대료 인하도 이뤄지지 않을 경우 면세 업계들의 공항 탈출 러쉬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매체인 환구시보는 사드 추가 배치와 관련해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진 것 아니냐", "사드배치 완료 순간, 한국은 북핵 위기와 강대국 사이에 놓인 개구리밥이 될 것"이라는 강도 높은 사설까지 개시하면서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을 암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모든 산업이 중국 의존도가 높고, 면세점의 경우 그 비중이 절대적"이라며 "사드 사태가 단시간에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차라리 정부 차원에서 면세점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도록 임대료 인하 및 규제 완화 등에 힘을 실어주고 경쟁력을 키울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