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사, 3개월 연속 유통향 출고價 인상 '압박'소급 적용 가능해 양측 신중한 입장 고수
  • ▲ ⓒ현대제철
    ▲ ⓒ현대제철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사들이 조선 3사와의 후판 가격 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다. 후판사업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하반기 조선사와의 후판가격 협상에 달려 있는 만큼 한치의 양보도 허용하지 않는 모습이다. 

    가격 인상 여력이 안되는 조선사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서 양측의 줄다리기는 장기화 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사들이 유통향 후판 가격을 인상하는데 반해, 정작 최대 수요처인 조선사들과 협상에는 진척이 없어 답답한 형국이다.

     

    통상적으로 늦어도 7월에는 하반기 가격이 결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협상이 두 달 이상 늦어지고 있는 셈이다.

    철강사들은 조선사와의 가격 협상 중요성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향 가격을 지속 인상하며 조선사들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중이다.

    최근 국내 유통 시장에서는 후판 가격이 톤당 70만원까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 가격이 오른데는 후판 3사의 출고가격 인상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후판 3사는 원료가격 인상분 반영, 중국산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꾸준히 출고 가격을 올리는 중이다. 우선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지난 7월부터 3개월 연속 후판 가격을 인상했다. 양사가 석달간 인상한 가격은 톤당 9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후판 제조사인 포스코는 7, 8월 두달간 톤당 4~6만원 인상을 단행했다. 포스코는 9월 추가적인 가격 인상도 적극 고려하고 있는 상태다.

    철강사들이 후판 가격을 인상하는 데는 원료 가격 인상분 반영도 있지만, 조선사들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도 다분하다는 게 중론이다. 통상적으로 반기에 한번 진행하는 후판 가격 협상에서 철강사들은 아직 원료 가격 인상분 조차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내 후판사들은 원가 부담을 이유로 최소 톤당 5만원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유통향 가격 인상분 등을 명분으로 조선사들에게 후판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중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조선용 후판가격을 올리지 못하면 적자가 불가피하다"면서 "원가 상승분을 고려해 최대한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가격 인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철강사들이 조급하게 가격 협상을 진행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3분기가 지나서 타결이 되더라도, 올리기만 하면 소급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 종류에 따라 건조 원가에 차지하는 후판 비중이 10~20%에 달한다"면서 "선가는 점점 하락하고 있는데 원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후판 가격을 올려주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3분기가 지나서 타결이 되더라도 조선사가 인상에 합의하면 소급 적용이 가능하다"며 "양측이 신중하게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철강업계는 조선사들과의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이 손익분기점 달성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7월 20일 열린 2분기 IR에서 하반기 조선사들과 가격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유병옥 포스코 전략실장은 "올해 후판사업 BEP 달성 여부는 조선사들에게 달려 있다"면서 "하반기 그들과 후판가격 인상을 논의해서 올릴 수 있다면 BEP 달성이 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