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화장품·면세 관련주 등 일제히 하락"장기적 침체 우려" VS "일시적 하락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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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잔여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키로 하면서 관련주의 하락 등으로 증시에 미칠 영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의 보복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실제 주가에도 상당 부분 반영되고 있다. ‘북핵 리스크’가 상당 부분 회복된 지수가 다시 하락세를 이어갈지 전망이 엇갈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사드 추가배치가 결정된 후 지난 8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0.11% 하락하며 2340대로 주저앉았다. 이후 코스피 지수는 혼조세를 이어갔으나 관련주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관련주들은 한중 관계의 이슈에 따라 등락을 반복했지만 사드 배치가 결정된 이후 꾸준히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약 1년2개월간 관련 종목의 시가총액만 20조원 이상 하락한 것.

    이번 추가 배치로 가장 ‘직격탄’을 맞은 종목은 현대차, 롯데쇼핑 등 중국 내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이다.

    현대차는 사드 여파로 중국 내 반한감정이 거세져 판매량이 줄어든 데다가 중국 파트너사인 ‘베이징자동차’의 합자계약 폐기론이 전해지면서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그룹주들이 동반 약세를 보이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실제 사드 보복의 여파가 과도하게 예측되고 있는 부분은 있으나 현대차그룹의 부품사업 등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파트너사의 합자 관계 종료 언급은 ‘협박용’으로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판매가 급감한 상황에서 부품 납품업체들의 단가 하락은 불가피해 관련 부품업체들의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올 3월 롯데그룹이 사드 부지 제공 계약을 체결한 뒤 중국 내 롯데마트 112개 중 87곳의 영업이 무더기 중지되면서 홍역을 치렀던 롯데쇼핑은 지난 6월까지 주가가 32만원까지 회복됐다가 이내 하락세로 전환되며 12일 현재 23만원을 기록, 총 23%가 하락했다.

    내수 관련주도 피해가 적지 않다. ‘유커(중국 관광객)’ 최대 수혜주인 면세점, 호텔, 화장품 등 관광 관련주들도 사드 보복의 우려 앞에 잔뜩 위축된 상황이다.

    실제 지난 8일 기준 화장품 관련주들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은 –4.63%, LG생활건강은 –2.37% 떨어졌으며 화장품 제조업체 코스맥스도 –4.68%, 한국콜마는 –2.69%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또 중국 관광객들의 수혜를 크게 보는 관광‧면세 관련주인 호텔신라(-2.77%), 신세계(-1.37%),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2.36%)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러한 하락세는 최근 북핵 리스크로 이미 하락한 증시의 반등에 방해가 돼 자칫 ‘장기적 침체’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양국이 정치적으로 사드 이슈를 단시간내 해결한다면 ‘V자’ 반등도 가능하겠지만 현재로서는 단기 해결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더 하락한다기보단 이미 하락해 있는 증시가 반등하지 않는 현상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사드 배치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분야는 화장품 등 소비재 분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하락세는 일시적인 것일 뿐 장기적인 영향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사드 추가배치 후 하락은 일시적인 것일 뿐 큰 영향을 줄 만한 것은 아니며 사드가 증시에 미칠 영향은 앞으로 거의 없다고 본다”며 “현대차의 중국 법인과의 문제는 사드의 영향이 아닌 내부적 문제”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