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의 출근길이 사흘째 노조에 가로막혔다. ⓒ 연합뉴스
    ▲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의 출근길이 사흘째 노조에 가로막혔다. ⓒ 연합뉴스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의 출근길이 사흘째 노조에 가로막혔다. 은 행장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정문으로 들어서려 했으나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수출입은행 노조는 '무자격 깜깜이 인사 수은인은 분노한다'라는 대형 플래카드로 출입문을 봉쇄해 은 행장의 출근길을 저지했다. 수은 노조는 은 행장이 낙하산 인사로 과거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시절, 성과연봉제를 강하게 추진했던 점을 문제삼고 있다. 

은성수 행장은 수은 집무실에 들어서지 못하고 인근의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KDB산업은행 이동걸 신임 회장이 노조의 반대없이 '무혈입성'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두 수장은 지난 7일 나란히 임명됐다. 

이동걸 신임 회장은 임명 이튿날 노조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했다. 노조는 출근 저지 투쟁 대신 토론회를 열고 산은의 경영 방향, 기업구조조정 원칙, 내부 인사제도·복지 등을 자세히 물었다. 합격점을 받은 이 회장은 11일 노조원들의 참석 속에 취임식도 무사히 마친 상태다. 

수출입은행 노조의 출근 저지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줄곧 새 행장이 선임 때마다 짧게는 하루, 많게는 닷새까지 출근길을 막아서 왔다. 

전임자인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경우만 예외였다. 최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시절 '닮고 싶은 상사'에 선정될 정도로 업무능력과 평판까지 갖춰 수은 내부서도 반기는 기류가 강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은 행장이 취임식도 열지 못한데 대해 " "물리력을 동원한 전형적인 갑질"이라며 "노조가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은 행장에 대해 "누구보다 적임인 분이 임명됐다고 본다"면서 "노조가 불합리한 행동을 안하는게 노조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첩경"이라고 했다. 

또한 "괜히 막고 있는 것 아니냐. 그저 노조의 존재감을 보여준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종구 위원장과 은성수 행장의 관계는 오성과 한음으로 불릴 정도로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기재부 시절 한중·한일 통화스왑 체결 등 현안을 함께 해결하며 손발을 맞춰왔다.